완제의약품 진출 확대위한 정책적 연구 미흡 아쉬워

김세진 편집국장
 한-중FTA 타결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이해득실 따지기가 한창이다.

 중국과 상대적인 생산력이나 가격경쟁에서 뒤지는 농산물 등은 당장 국내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지만 일부 공산품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약업계는 어떨까? 일단 관련 업계 분위기가 너무 조용하다.

 한-중FTA가 어떻게 진행됐고 국내에는 어떤 영향이 미치며 또 중국시장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사례는 듣지 못했다. 다만 그동안 중국산 저가 원료 때문에 몸살을 앓은 원료의약품 업계는 가뜩이나 해외시장에서 중국한테 가격 때문에 많이 당했는데 국내서도 더 밀릴 처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미FTA 협상 당시에는 제약업계는 여러차례 피해받을 업종으로 분류돼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복지부,외교통상부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한-중FTA 때는 왜 철저히 관심권 밖 이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한-미FTA 협상 당시에는 미국산 의약품이 국내에 많이 진출한 상태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미국측에서 국산 제네릭 진입을 저지하기 위한 요구 사항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우리측에도 순순히 받아 들이지 않고 밀당을 했다.

 결국은 허가-특허연계와 같은 요구사항들이 받아 들여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중FTA에도 이같은 전략을 사용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당장 영향을 받을 원료의약품 분야는 그렇다 쳐도 완제 의약품시장은 중국이 우리시장에 진출한 것 보다 우리나라 제품이 중국시장에 훨씬 많이 수출하고 있다.

 업체 마다 중국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해 현지 생산기지 건설 등에 적극적이지만 직접 허가등록을 하려면 절차가 꽤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려 국내 제약사들의 중국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시장에서 우리 완제의약품들이 보다 더 많이 진출하려면 이번 한-중FTA에서 허가등록 등에서 우리나라 제약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릴 여지는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 문제는 제약협회가 먼저 한-중FTA에서 국내 업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무엇인지,중국 진출 과정에서 개선돼야 할 문제는 없는지를 파악하는게 우선인데 그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협회 기능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과 인력보강을 외쳤는데 과연 업계를 리더할 만한 정책적인 능력을 갖췄는지 새삼 돌아보게 만든다.

 한-중FTA는 아직 일부 사항에서 추가협상이 남아있고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지만 국내 업계에 좀더 유리한 내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 봤자 버스 지난 후에 손드는 격이 될 뿐이다.

 제약협회는 과거 약가문제 중심에서 글로벌쪽으로 시선을 돌려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좀더 거시적인 정책을 핸들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회비를 내는 회원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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