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비용 등 현실 문제 감안 파머징 제네릭·개량신약 수출 주목해야

진입 제약 요건도 많아..가격경쟁력·허가 기준 고려해야

국내 제약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약개발을 통한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에 힘을 모우고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 제품 개발을 통한 선진시장 진출에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고 높은 진입 장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한국 제약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고성장 추세인 파머징시장에서 고품질 전략으로 비오리지널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SK증권 하태기 애널리스트는 '제약산업 파머징시장이 다가온다'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하고 이제 파머징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시기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파머징국 연간 7~10% 성장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1,068억달러 규모로 2020년까지 전체시장은 연평균 4~7% 성장하지만 파머징국가는 연간 7~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중국은 6~9%, 러시아 11~14%, 브라질 9~12% 성장해 글로벌 의약품시장에서 파머징국가의 비중은 2015년 23.3%에서 2020년에는 24.6~26.2%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 의약품이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향후 파머징시장에서 성장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IMS는 2020년 글로벌 의약품시장에서 파머징시장의 의약품 타입별 비중을 오리지널 브랜드 24%, 비오리지널 브랜드 38%, 순수제네릭 14% 기타 24%로 전망했다. 또한 2016~2020년 기간 동안 파머징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오리지널 브랜드 8.6%, 비오리지널 브랜드 7.8%, 순수제네릭 12.0% 로 추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 제약사가 파머징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은 오리지널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과 비용 등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파머징시장에서 비중이 큰 비오리지널 브랜드 의약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니치 마켓 개발로 진입 확대

파머징 시장 진입에도 제약 요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브라질 베트남 등 파머징 국가들도 선진국 수준의 의약품 허가/등록 제도를 만들어 허가기준이 엄격하고,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산업 보호정책을 펴고 있어 시장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저가 중심의 파머징 제네릭 시장은 인도 중국산 저가의약품은 물론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글로벌 제약사들과도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브라질 등 남미지역, 베트남 등 일부 아시아지역, 아프리카지역에서는 한국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파머징시장은 한국 제약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을 잘 분석하고 니치 마켓을 개발하면 한국산 의약품의 진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나브, 제미글로, 슈펙트, 놀텍 등 한국형 신약은 해외 진출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형 신약을 개발할 때부터 파머징 시장 의약품 등록 기준을 고려해 동시 임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량신약은 한국 제약사가 파머징시장을 타깃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분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전략도 필요하다.

개량신약으로 파머징 시장을 공략할 때 개량신약을 선진국수준의 임상데이터가 필요한 신약이 아닌 제네릭으로 분류하는 국가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파머징국가에서도 신약에 대한 허가기준은 선진국에 준하는 기준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신약이나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초기부터 이들 국가의 의약품 허가기준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술 개발로 후속 제품 개발 전략 필요

이 보고서는 한국 제약사는 개량신약으로 파머징시장내 프라이빗 시장에 진출해 고품질 시장으로 접근해야 승산이 있으며,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후속 개량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미약품의 아모잘탄 등이 파머징 시장에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나이티드제약의 항혈전제 실로스탄CR과 클란자CR이 테바와 중국 JJK사에 기술수출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부광약품의 덱시드정도 중동수출계약을 맺었다.

파머징 시장 진출에는 해외에서 L/I 한 제품을 가지고 나가는 방법도 있다. 특허가 만료되어 약가가 대폭 인하되었지만 아직 파머징시장에서 일정한 수요가 있는 의약품을 수출하는 전략이다.

보령제약은 CCB계열 고혈압치료제 시나롱을 2000년부터 국내 발매해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2014년에 시나롱의 공동개발자인 UCB 재팬으로부터 해외사업권(일본제외)을 인수했다. 금년 6월에 산도즈를 통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홍콩 총 6개국에 10년간 순차적으로 7,300만달러(850억 원) 규모의 완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베스토(스토가)도 향후 해외 수출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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