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의사회, 베다퀼린 델라마니드 등 신약 접근성 향상돼야

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다.  결핵으로 사망하는 전세계 환자는 매일 약 5000명에 이른다. 1분에 3명 꼴이다. 매년 발생하는 신규 결핵 환자만 전세계 천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180만 명에 달한다. 이는 HIV나 말라리아보다 많은 숫자로, 감염병 중에서는 결핵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

전세계 치사량 1위를 기록하는 ‘결핵’을 막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결핵 환자 중 85%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다. 신규 결핵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아시아로, 2015년 전체 신규 환자 중 61%가 아시아인이다. 전세계에서 결핵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284만 명), 인도네시아(102만 명), 중국(91만8000명)으로 모두 아시아권 국가다.

한국과 북한의 경우에도 결핵은 큰 보건 문제 중 하나다. WHO에 따르면 2015년 한국 결핵 환자는 4만 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비율은 80명이다. 북한의 경우 결핵 환자는 총 14만1000명이며, 인구 10만명 당 561명으로 한국의 7배 이상이다.

결핵은 과거에 성행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약제에 내성을 띤 형태로 발전해 오늘날 큰 보건 이슈가 되고 있다.

“날개 달린 에볼라”

전세계적인 결핵 위기를 악화시키는 것은 ‘다제내성 결핵’ 또는 ‘광범위내성 결핵’ 등의 내성 결핵이다. 현재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두 가지 1차 약제(리팜피신, 이소니아지드)에 내성 반응을 보이면 다제내성 결핵으로 판정된다. 이에 더해 2차 계열 약제에도 내성을 보일 경우 더욱 복잡한 형태인 광범위내성 결핵이 된다.

다제내성과 광범위내성 결핵은 ‘날개 달린 에볼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두 결핵의 경우 에볼라와 비슷한 치유율을 보이며, 두 질병 모두 공기중 전파되기 때문이다.

다제내성 결핵의 경우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약제 치료 과정이 최대 2년으로 환자에게 매우 고되다. 환자는 하루에 최대 10정의 알약을 섭취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주사도 맞아야 한다. 치료 성공률은 50%며, 약이 주는 부작용도 상당하다. 전체 치료 기간 내 환자가 섭취해야 하는 알약은 최대 1만4000개다. 광범위내성 결핵의 경우 치료가 제한돼 있다.
 

50년 만에 신약 개발

최근 50년 만에 새로운 결핵 약제가 개발돼 공개됐다. 이는 베다퀼린(Bedaquiline)과 델라마니드(Delamanid)로, 기존에 사용하던 약보다 더욱 효과적이고 부작용도 적다. 다제내성 환자의 경우 이 약으로 치료하게 되면 치료 기간이 9개월로 단축되고 주사를 맞을 필요도 없어 환자들의 고통이 줄어든다.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가 좋은 치료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진 않고 있어 환자 접근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 결핵 치료 프로젝트 추진

최근 국경없는의사회와 미국 비영리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 등 의료 기관은 ‘엔드TB’라는 새로운 결핵 치료 및 리서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엔드TB는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 두 신약으로 치료 받는 환자를 늘리고 치료 기간 단축, 환자 위주의 치료 방법 개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엔드TB는 북한을 포함한 16개국에서 실시된다.

엔드TB 프로젝트를 통해 약 2600명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이 신약 치료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엔드TB는 4년 동안 이어질 예정이며, 한국도 기금을 전달하고 있는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로부터 6000만 달러 기금을 받아 운영된다.

지난 1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작한 TB프락테칼 임상 시험은 다제내성 및 광범위내성 결핵 환자들을 위한 치료 요법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치료 기간을 6개월로 대폭 줄이고 치료중 환자들이 부작용으로 쇠약해지는 현상을 줄이는 효율적 치료가 목표다. 이 과정에서 결핵 신약인 베다퀼린과 더불어 아직 개발중인 신약 프레토마니드(Pretomanid)를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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