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약품유통협회 임맹호 회장, 불용재고 법제화 강조

“소통만큼 중요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회무 2년 동안 소통을 통해 분회를 활성화시킨 것이 무척 뿌듯하다. 하지만 불용재고 법제화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것은 나에게는 숙제다. 금년 한해 동안 불용재고 법제화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올해 3년째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를 이끌고 있는 임맹호 회장은 회원간 소통을 강조하며 올해 불용재고 법제화를 꼭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1989년부터 유통업계에 몸담고 있는 임맹호 회장은 현재 직원 88명, 매출규모 약 1,500억원, 종합도매 순위 22위를 달리고 있는 보덕메디팜을 가족적인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영업사원을 자체적으로 키워내며 장기근속 직원이 많은 것이 특징인 보덕메디팜 임 회장은 유한양행을 비롯한 국내사와 외자사 제품을 모두 취급하고 서울과 경기지역 약국과 병원을 주 거래선으로 갖고 있는 만큼 업계 현안을 몸소 느끼며 서울시유통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임맹호 회장은 2015년 회장 선출 당시 공약으로 단임을 선언했을 뿐 아니라 판공비를 반납하겠다는 약속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임 회장은 “회장 선거 당시 저를 선택해주신 분들이 무척 많아 큰 표차이로 선출됐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겼고 협회에 봉사하는 차원에서 협회예산을 일체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2년의 협회 회무 중 중소도매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를 강북·강남·강서분회로 나눠 각 분회별로 매월 모임을 만들어 각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활성화시킨 것이 제일 중요했다고 밝혔다.

반면 공약으로 내세운 불용재고 법제화는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대한약사회와 협의체를 만들고 공감대 형성과 거국적 협의가 이뤄졌지만 박근혜 정부의 탄핵 정국으로 중단된 상태”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곧바로 정부에 법제화를 건의하고 안 될 경우 국회 입법으로 진행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법제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였다.

임 회장은 전국적으로 쌓여있는 불용재고의약품이 약 1,800억원 정도로 일년에 약 8,000억 정도가 쌓이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특히 불용재고 대부분이 외자사 제품이라고 지적하며 계약 당시 판매금액의 몇%로 반품규모가 계약서에 명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통업체와 제약사 입장은 다른 점을 전제하면서 “소비자인 약국과 병원에서 처방이 바뀌면 불용재고가 나올 수밖에 없고 유통업체는 불용재고에 대해 반품을 받아줄 수 밖에 없지만 유통경로를 역으로 회수하는 동안 반품기간이 훌쩍 지나기도 하면서 제약사에서 반품을 안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부분은 유통업계 손실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용재고 법제화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특히 7월부터 실시되는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가 시행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 회장은 바코드 이원화와 어그리게이션 문제는 유통업무 과부하를 야기하고 실시간 보고체계를 갖추기 위한 시설 투자비도 만만치 않지만 더 큰 문제는 제약사 출고자료를 심평원에서 받아 입출고를 진행하는 부분에서 잦은 오류율과 함께 현재 하루 2~3회 배송하는 것이 하루 1회 배송도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며 유통 왜곡현상이 나타날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유통은 필요한 적재적소에 안전하게 가져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필요한 약이 요양기관으로 정해진 시간에 갈 수 없게 되면 환자진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일련번호가 시행되면 약국 반품을 받아주지 못할 상황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련번호 실시와 동시에 불용재고 법제화는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와 관련해서 “현재 모든 유통협회 회원사들이 이런 문제의 해결을 선행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부분에 대한 청원서가 곧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맹호 회장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의약품 온라인몰 생성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유통 관련 온라인몰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대가 온라인 시대로 도래했기 때문에 유통시장의 축소와 업권 침해가 일어나는 부분은 달갑지 않지만 수용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라인몰은 가격을 최저가로 팔며 경쟁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유통 순이익이 발생되지 못하는 구조로 이를 인식하는 시점부터는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덕메디팜도 시대 흐름에 따라 온라인몰 선두주자인 팜스넷과 비슷한 시기에 온라인 영업을 시작했지만 온라인 매출액을 최대 30억원을 넘지 않도록 정해놨는데 이는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고객은 단골이라는 개념이 없고 내 거래선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유통업계의 산적한 현안 속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제조사와 유통사의 역할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통업계는 약국·병원·백신 등 전문분야별로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유통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시간은 상당히 걸리겠지만 우리나라도 생산기술에 주력하는 제조사와 마케팅을 전담하는 유통으로 구분되는 선진화가 이뤄질 것이고 이를 위해 유통과 제약사 모두가 변화를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임 회장은 “지금은 생존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정도를 걷는 회사, 직원 복지를 생각하며 성장하는 보덕메디팜을 만들고 업계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아온 만큼 회원사들인 도매업계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조그만 힘이나마 도매업계 발전을 위해 보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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