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학회, 10개 종합병원 7,960명 피부과 안면홍조 환자 빅데이터 분석


첫인상 점수를 깎아 내리는 안면홍조 환자가 최근 3년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안면홍조 환자들은 질환 발생 후 비전문적인 민간요법에 의존하다 평균 13개월이 지난 후 처음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피부과학회(회장 최지호)는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서울아산병원 등 10개 종합병원 피부과를 방문한 안면홍조 환자 7,960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환자수가 2014년 2,512명에서 2016년 2,970명으로 최근 3년간 국내 안면홍조 환자가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안면홍조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여성이 71%, 남성이 29%의 비율로 여성 환자가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52%를 차지해 중년 여성들이 안면홍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절별로는 봄, 겨울, 가을, 여름 순으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가 많았으며,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며 상대적으로 환자들의 피부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3-4월에 가장 환자가 많았다.

또한, 지난해 종합병원 피부과에 방문한 안면홍조 신규환자 500명의 진료기록 차트를 분석한 결과, 안면홍조 환자들은 질환 발병 후 평균 13개월이 지난 시점에 병원을 처음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68%의 환자가 병원 방문 전에는 본인의 증상 및 질환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안면홍조의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확인했다.

학회는 또, 만 20-59세의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안면홍조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만 20-59세의 안면홍조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안면홍조 질환인지도 및 치료 현황을 조사했다.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는 응답자를 A, B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에는 안면홍조가 없는 사진만, B그룹에는 안면홍조가 있는 사진만 보여주고 각 사진에 대한 이미지를 평가하는 모나딕 테스트(Monadic Test)로 진행했다.

그 결과, 안면홍조가 없는 경우 상대적으로 △똑똑해 보인다(37%) △건강해 보인다(36%) △ 신뢰가 간다(28%) △자신감 있어 보인다(28%) △호감이 간다(24%)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높게 평가됐다.

반면, 안면홍조가 있는 경우 △콤플렉스가 있어 보인다(81%) △불편해 보인다(77%) △스트레스가 있어 보인다(72%) △불안정해 보인다(54%)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높게 평가됐다.

심지어 안면홍조가 있으면 △악수를 하고 싶지 않다(27%)는 응답도 안면홍조가 없는 경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안면홍조가 있는 경우 학력과 결혼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경향을 보여, 안면홍조 환자를 향한 차가운 사회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면홍조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안면홍조를 질환으로 인지하고 있는 환자는 45%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안면홍조가 치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 또한 34% 수준에 불과해 환자들의 질환 이해도가 매우 낮았다.

환자들의 낮은 질환 이해도는 피부과 치료 대신 비전문적인 홈케어로 이어져 질환의 악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면홍조의 치료 및 관리법으로 환자의 71%는 ‘화장품, 민간요법 등의 홈케어’라고 응답했고, ‘피부과 병의원 방문’은 25%에 불과했다.

일상생활에서 안면홍조를 관리하는데 필수적인 보습제 및 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대해서는 남녀간 격차가 있었다.

세안 후 보습제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평균 92%를 기록했으나 여성은 98%, 남성은 79%가 사용한다고 응답해 남성의 보습제 사용이 여성 대비 저조했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평균 82%였으나 여성의 경우 92%, 남성의 경우 62%로 훨씬 낮아 성별에 따른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또한 안면홍조 환자들은 대인관계 및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10명 중 3명은 안면홍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자신감이 없고(34%) △타인에게 놀림을 받거나(33%) △연애를 할 때 불편함(32%)이 있다고 응답했다.

환자들은 또한 △운동할 때 얼굴이 붉어져 불편(59%) △술에 취해있다는 오해(47%) △갱년기 증상으로 오해(35%)받아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불편함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우 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피부과)는 “피부건강의 적신호 안면홍조는 얼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 환자들의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환자들조차 안면홍조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질환의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의 피부타입에 맞춘 치료 계획을 세우고, 세안 및 보습 단계에서 질환을 관리하는 일상생활 습관을 잘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지호 회장(서울아산병원 피부과)도 “안면홍조를 방치하면 혈관이 늘어나고 염증이 악화돼 주사 등의 심각한 피부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눈이 붉게 변하고 각막 손상까지 가져오는 안구주사, 코와 턱의 형태가 변해 수술이 필요한 비류성 주사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많은 안면홍조 환자들이 지루성 피부염을 동반하고 있는데, 지루성 피부염이 안면홍조 혹은 주사와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조기부터 안면홍조를 올바르게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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