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학계, 1백베크렐 높아지면 30대 위험 50%커진다 확인

우리나라에도 흔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흡연 다음으로 큰 폐암의 위험 요인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운영 과학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 등에 따르면 스위스 연구팀은 이 라돈이 치명적인 피부암 종류인 악성 흑색종의 발병 위험을 매우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스위스는 세계에서 3번째로 피부암 사망률이 높은 나라로 그 이유가 고도가 높고 눈이 많을 뿐더러 자외선노출이 많은 야외활동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성인의 31%가 라돈 100베크렐에 노출될 정도로 라돈이 많아서일 것으로 추정돼 왔다.

스위스 '열대 및 공중보건 연구소'(TPH)의 환경역학자인 마르틴 뢰슬리 교수팀은 라돈 및 자외선이 실제 악성 흑색종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520만명을 대상으로 한 스위스 국가 코호트 보건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2000~2008년 20세 이상 피부암 사망자는 2,989명, 이 가운데 악성 흑색종이 직접 사망원인으로 판정된 1,900여 명의 주거 지역과 가옥 특성, 4만5천여 차례에 걸친 스위스 전역 라돈 측정 데이터 등을 비교 검토했다.

이 결과 자외선 등 다른 요인들을 제거할 경우 나이 30세인 사람의 라돈 노출량이 1㎥당 100베크렐(Bq/㎥) 높아지면 악성 흑색종으로 사망할 위험이 평균 50%가량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라돈 기체의 알파 분자가 에어로졸(미세연무질) 형태로 피부에 달라붙어 발암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설명했다.

뢰슬리 교수는 "대규모 인원과 지역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 분석한 이번 연구결과는 라돈에서 나오는 방사성 알파 분자들이 폐 조직 뿐만 아니라 피부에도 악영향을 미침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똑같은 양의 라돈 노출에 따른 악성 흑색종 사망 위험 증가율이 45세의 경우 약 30%, 60세는 15%, 75세는 5%로 나이가 들수록 낮아졌다.

이에 대해 뢰슬리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전리방사능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면서 일본 원폭 피해자들의 경우 같은 노출량일 경우 40세에 비해 10세 피해자의 암 발생률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보건전망' 최신호에 발표됐다.(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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