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김정훈 교수팀, 식욕촉진 호르몬 중독관련 행동 유발 가능성 첫 발견


배가 고픈 상태에서 중독성 약물에 노출되면 중독에 빠질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김정훈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그렐린(ghrelin)을 쥐의 중격측좌핵 내에 투여하면 암페타민(amphetamine)에 의해 유도된 보행성 활동량이 더욱 현저하게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렐린은 배가 고플 때 위에서 분비돼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암페타민은 코카인과 함께 대표적인 중추신경 흥분제로서 중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다.

연구팀은 암페타민을 선행투여하고 2주가 지난 뒤, 중격측좌핵에 직접 그렐린을 투여했다.

그 결과 그렐린을 투여한 그룹에서 마치 암페타민을 투여한 것과 같은 행동민감화(sensitization) 효과를 보였다.

단, 이 경우는 D1 도파민 효능제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행동민감화 반응은 중독의 동물모델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행동의 하나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욕촉진 호르몬이 중독성 약물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암페타민 혹은 식염수 선행투여 그룹에 식염수(SAL)와 그렐린(gherlin), 도파민 효능제(SKF81297), 그렐린+도파민 효능제를 직접 중격측좌핵 내에 투여했을 때 행동민감화 반응 정도. 그렐린과 도파민 효능제를 함께 투여했을 때 마치 암페타민을 준 것처럼 보행성 활동량이 현저하게 증가함.

김정훈 교수는 “암페타민에 노출된 쥐에서 더 이상 암페타민이 없는 상태에서도 단지 중격측좌핵에 넣어준 그렐린에 의해 행동민감화 반응이 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보고된 새로운 발견”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보다 상세한 작용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약물중독뿐만 아니라 중독과 식욕조절장애 간의 공통된 작용기전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비만이 되는 경우도 일종의 보상회로 기능의 오작동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글로벌연구네트워크사업 및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중독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어딕션 바이올로지(Addiction Biology)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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