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성모팀, MRI통해 우울증-조현병 무의욕증 신경생물학적 기능차이 확인

박일호 교수

신경생물학적인 근거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임상 증상 위주의 진단기준으로 진료를 해오면서 과잉진단이나 오진, 약물의 오남용 등을 부추긴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아오고 있는 정신질환을 최근 첨단 영상기기로 객관성 있는 변화를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일호 교수는 최근 MRI를 이용해 우울증과 조현병의 무의욕증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뇌 기능의 차이가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우울증과 조현병은 전혀 다른 질환이지만 생활 속 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무의욕증’이라는 공통된 주요 증상이 나타며 치료 양상은 다르다. 우울증에서 발현되는 무의욕증은 치료가 잘 되는 반면, 조현병에서는 치료가 어려워 환자의 기능적 장애가 지속되는 주요 원인되기도 한다.

박 교수의 연구 결과 무의욕증이라는 같은 증상을 보이더라도 우울증과 조현병 환자에게 신경생물학적인 뇌 기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울증 환자는 보상회로의 연결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반면, 조현병 환자는 연결성이 전두엽의 일부인 눈확이마겉질에서 떨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보상을 얻기 위해 작업에 들이는 노력이 부족했고, 조현병 환자는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결핍돼 있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과 조현병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무의욕이 뇌 기능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이는 정신질환 진단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가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실제 임상에 적용되기까지 쉽지 않지만 기능적 뇌영상 연구가 보다 활발해진다면 정신질환의 병태생리적 진단 뿐 아니라 이에 따른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 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신경과학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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