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제제학회 김남주 회장, 약국한약 활성화 도모·한약제제 보험급여 주력

약국에서 소외되고 있던 한약에 대한 불씨가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의약분업 후 처방전만 쫓아다니는 약사들에게 약국 내 한약 활성화를 통한 먹거리 창출을 유도하고 있는 한국한약제제학회 김남주 회장은 ‘한약 과학화의 주역은 약사’라는 자긍심을 갖고 그 불씨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말 ‘쉽게 풀이한 질환별 한약제제 응용법’을 주제로 개설한 8주 학술강좌에서는 300명이 넘는 약사들이 모여 한약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으며 그 후 매주 강의 수강자 수가 늘고 있다.

김 회장은 “사실 한약 관련 학술강좌를 개설할 때 강의에 300명이 몰린 것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수강자들 중 30~40대 약사들이 약 80%정도나 됐다”며 “강의할 때 수강자들의 눈빛은 나를 빨아들이는 듯 했다”고 학술강좌에 대한 열기를 전했다.

▲ 한국한약제제학회 김남주 회장

내 병을 치료하기 위한 한약공부

김 회장의 한약에 대한 사랑은 다른 약사들과는 남다른 부분이 있다.

김 회장 집안이 대대로 한약을 다루는 집안이기도 했지만 30대 중반 자궁근종과 우울증으로 병마와 싸우면서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안되는 부분에 대해 본격적인 자신의 병 치료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막연히 하는 공부가 아닌 나를 위한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공부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중의학을 전공하기 위해 중국유학을 감행한 시기는 김 회장 나이 40살이 됐을 때였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하얼빈 내 중의학대학에서 학사부터 시작해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건 11년이 지난 후였다.

김 회장은 그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잠깐 살고 아프다 죽어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며 “내 병을 고칠 요량으로 시작한 공부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한약과 생약이론이 조합된 건기식 개발

한약의 원리를 깨닫고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다른 약사들이 처방전에 매진할 때 한약과 건기식에 몰두했다.

약국한약 조제권이 100처방 제한을 받기 때문에 김 회장은 건기식을 개발하며 100처방 한계를 깨고 한방 이론과 생약 이론을 함께 적용시키기 시작했다.

미국 FDA에도 손쉽게 통과한 김 회장의 건기식 제품들은 10년 전부터 ‘파낙스 생명과학’이라는 상호명으로 판매를 시작했고 현재 한 달에 약 8천~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건기식 제품 판매를 위한 모바일 메신저 공간을 마련한 김 회장은 약 250여명의 약사들과 건기식 성공사례나 사용사례를 공유하고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을 실시간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내가 만드는 건기식 제품들은 한약의 한계에 생약의 장점을 접목시켜 그 효능이 탁월하며 재료 하나하나를 내 자존심이라고 생각하고 각각 최고의 재료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김남주 회장이 운영하는 파낙스 약국 내부는 처방조제(좌)와 한약·건기식 처방공간(우)이 구분돼 이색적인 약국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한약제제 급여화 목표

약대 6년제 교과목에 한약과목이 추가되고 약사국시에 한약 문제가 출제된 것 모두 김 회장의 노력에 결과였다.

그런 그에게도 아직 달성하지 못한 목표가 남아있다. 한약제제에 대한 보험급여가 그것이다.

김남주 회장은 “약사법에 의해 모든 약사가 한약제제를 다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약제제에 대한 보험급여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한의사들에게는 보험급여가 적용되는데 약사에게만 적용되지 않는 것은 평등원칙이 위배되는 부분으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약사한약 발전을 위한 후배양성 공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4월 출범한 한약제제학회 설립 배경에 대해 “학회설립을 찬성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을 만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었던 부분인데 최근 약사회를 둘러싼 갈등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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