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단부위 손상을 재건하기 위해 종아리 피부조직을 혈관이 포함된 상태로 두껍게 안전하게 떼어내 환부에 이식, 감각소실을 최소화 하는 한국인의학자의 수술법이 세계적인 권위를 갖는 학술지 ‘성형외과학’ 표지논문으로 채택돼 화제다.

서울대병원 장 학・김병준 교수팀의 논문 ‘역행성 비복(종아리)동맥 피판술 환자의 비복신경 보존을 위한 신경 갈림술’이 바로 그것.

주로 하지 말단부위 손상이 있을 때 이를 재건하는데 사용하는 이 수술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비교적 간단한 편이라, 이식이 어려운 부위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이식되는 피판(피부조직)에는 표피상에 있는 종아리 동맥이 함께 포함되지만 동맥을 따라 종아리 신경이 위치해 있어, 이식할 피판을 떼어내는 중 신경 손상 위험이 크고 이 때문에 종아리 신경이 담당하는 발바닥 가장자리나 발등 일부 부위에 감각 이상이 생길 수 있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체(카데바)실험을 통해 종아리 신경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고 모두 20구에서 피판술을 적용할 때 나타나는 종아리 신경변이를 분류했다. 그 중 72.5%가 피판을 떼어낼 경우 종아리 안쪽 신경과 바깥쪽 신경이 합쳐져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두 신경이 합쳐지는 이 표본에 ‘신경갈림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종아리 신경다발의 손상 없이두 가지 신경이 제대로 갈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즉, 종아리 안쪽 신경과 바깥쪽 신경이 합쳐지는 부분은 바깥 복사뼈로부터 13.6cm 위쪽에 있었는데 연구팀은 비복동맥 피판의 주요혈관이 복사뼈 4~7cm 위쪽에 위치한다는 점을 고려, ‘신경갈림술’을 주변 6.6~9.6cm 범위로 시행해 종아리 신경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장 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수술법에 ‘신경갈림술’을 접목해 하지 감각소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앞으로 임상에서 활발히 적용되기를 기대한다”며, “뜻하지 않게 국제 성형외과학 학술지(PRS)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