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여개 희귀질환 중 치료법 개발 5% 불과..각국 정부 개발 지원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전세계 환자 수는 3억 5천명에 이르고 있으나 7천여 개의 희귀질환 중 적절한 치료법이 개발된 질환은 5%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각국이 희귀질환 치료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다빈도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이 한계를 노출하며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이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희귀의약품은 수요가 한정되어 있으나 일반신약에 비해 개발비가 낮고 수익성이 높으며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신속한 허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약개발에 가장 많은 비용이 투여되는 임상시험의 경우 희귀질환치료제는 3상 환자의 대상수가 작아 개발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미국 FDA는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운영하며,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세금감면, 허가신청비용 면제, 동일 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승인받을 경우 시판허가 승인 후 7년간 독점권 인정 등의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EvaluatePharma의 희귀의약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은 2015년 1천30억달러에서 연평균 11.7% 성장해 2020년 1천78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희귀의약품의 시장 성장 추세는 전체 처방 의약품 시장 성장률(5.9%) 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며, 전체 처방 의약품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5.5%에서 2020년 20.2%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 허가한 희귀의약품은 2003년 이후 강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2014년 한 해에 291건의 희귀의약품 허가 수를 보이면서 전년대비 12%의 증가를, 유럽은 201건을 허가하면서 62%의 증가를, 일본은 32건을 허가하면서 7% 증가했다.

국내업체, 미FDA 신속 허가에 도전

국내업체들도 희귀의약품 개발을 통한 미국 FDA 신속 허가에 도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LAPSGlucagon Analog(HM15136)를 지난 2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인정받았다.

LAPSGlucagon Analog는 한미약품 바이오신약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됐으며 올해 상반기 중 1상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 2상 단계 파이프라인 LCB01-0371(Delpazlolid)는 지난해 미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과 감염성질환제품인증(QIDP)을 완료했다.

그람양성균 항생제인 Delpazolid는 레고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항생제로 다제내성 결핵을 적응증으로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경구제형 2상을 진행 중이다.

영진약품은 2017년 스웨덴 NeuroVive에 기술이전한 신약후보물질 'KL1333'을 지난 4월 미토콘드리아 질병 치료제로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을 받았다.

KL1333은 영진약품의 파이프라인으로 전임상 모델에서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을 증가시키고 미토콘드리아 생성과 에너지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영진약품은 KL1333을 세계적으로 개발하고 상업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독점권을 2017년 5월 NeuroVive에 기술이전 했다.

국내, 글로벌제약사 통해 희귀의약품 속속 도입

국내 희귀난치질환자는 2016년 2월 기준으로 누적 103만명을 기록했다.

현재 우리나라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희귀질환치료제에 수요가 확대되고 정부 지원이 강화되고 있으나 희귀의약품은 수입 의존 비중이 큰 실정이다.

희귀의약품 국내 생산실적은 2016년 476억원으로 전년대비 3% 감소했다. 반면 수입실적은 1862억만원으로 22% 성장했다.

샤이어, 사노피젠자임 등 희귀질환 전문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확대를 강화하며 희귀의약품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희귀의약품이 국내에 속속 도입되며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치료제 선택 폭 넓어져

희귀의약품 공급이 늘며 치료제의 선택폭도 넓어지고 있다.

유전성 희귀질환인 고셔병치료제의 경우 대표적인 치료법인 효소대체요법은 동물세포에 기반한 이미글루세라제가 20여년 간 유일한 치료제였으나 최근 샤이어코리아가 인간세포에 기반한 '비프리브주'를 국내 도입했다.

1991년 최초의 고셔병 치료제 세레데이즈를 출시한 사노피 젠자임은 지난 1월 국내에서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 세레델가를 급여출시했다. 세레델가는 기존 정맥 주사형태의 효소대체요법(ERT)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 경구형 치료제이다.

혈우병치료제의 경우 샤이어코리아가 지난 2월 장기지속형 제8인자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치료제 ‘애디노베이트주’를 국내에서 허가받았다.

애디노베이트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혈우병A치료제인 애드베이트주와 동일한 제8인자 전장 단백질에 기반해 개발된 장기지속형 혈우병A 치료제다. 장기간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애드베이트주와 동일한 물질(moleculer)의 반감기를 1.4~1.5배 연장시켜 일상적 예방요법 시 필요한 투여 횟수를 주 2회로 줄였다.

한국UCB제약은 지난해 최초의 반감기 연장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B 치료제 알프로릭스와 혈우병 A 치료제 ‘엘록테이트’를 국내 허가받으며 혈우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했다.

희귀질환의 안정적 치료를 위해 급여도 속속 확대되고 있다.

세엘진 코리아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는 보험급여 기준 상 보르테조밉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 한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도록 제한됐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처음 진단 받은 이식이 불가능한 다발골수종 환자들을 위한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올 2월부터는 한국얀센의 다발성캐슬만병 치료제 실바트주, 샤이어코리아의 유전성 혈관부종 급성발작증상 치료제 ‘피라지르프리필드시린지’, 한국릴리의 진행성 연조직육종 치료제 라트루보‘에 대해 급여가 적용됐다.

정부, 희귀의약품 적시 공급 치료기회 확대

정부는 희귀난치 질환자가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을 적시에 공급해 치료기회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희귀·난치 질환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희귀의약품의 경우 임상시험계획 승인만으로도 희귀의약품 지정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동일한 성분으로 품목 허가를 이미 받았더라도 희귀질환 치료제로서 효능 효과가 인정되는 경우 별도로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어 치료가 어려웠던 미진단 희귀질환자의 진단을 지원하고, 진단 후 산정특례 적용 등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신약을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해 신약 개발과는 별도로 외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신약들이 환자들에게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허가 기간 단축,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제성 평가 면제, 위험분담제 개선, 필수의약품 지정 등 제도 개선을 통한 보장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