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세대와 달리 나를 찾고자 하는 욕구 커

신중년으로 불리는 50+ 세대는 ‘중장년층’ 혹은 ‘예비 노인’의 일부로 여겨지던 이전 세대의 50대와는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며, 지금까지의 의무와 부담에서 벗어나 그 동안 간과했던 나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의 헬스&라이프 매거진 '전성기'와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센터장 김난도 교수)가 공동으로 ‘대한민국 50+ 세대의 라이프 키워드’를 연구·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만 50세부터 65세의 대한민국 남녀 총 1,070명이 참여했다.

낀 세대가 아니라 깬 세대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나열하세요’라는 질문에 1순위로 ‘나 자신’(53.9%)를 선택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이는 나보다 가족을 우선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서울대 소비트렌트분석센터는 “중년 세대를 흔히 부모, 자식 사이에 ‘낀 세대’로 보는데, 오히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가는 ‘깬세대’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해석했다. 각 순위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을 보면 남성은 2순위로 ‘배우자’(21.8%)를 꼽은 반면 여성은 ‘자녀’(27.0%)를 꼽은 것. 또한 ‘며느리와 사위’가 ‘반려동물’보다 낮은 순위로 조사됐다. ‘며느리와 사위’를 꼽은 응답수도 56명에 불과해 사실상 50+ 세대에게 며느리와 사위 위주의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졸혼에도 개방적

50+ 세대에서 새로운 결혼생활 방식으로 등장한 졸혼에 동의하는 정도가 고르게 나타났다. ‘친구가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냥 서로 간섭하지 말고 각자 생활을 즐기도록 해봐’라는 응답이 3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혼이 쉽나? 좀 더 참고 살아봐’(25.2%),  ‘졸혼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아’(20.9%), ‘이제 너의 인생을 살아도 될 때야’(20.9%)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성별로 분석하면 남녀 차이가 두드러진다. ‘참고 살라’는 응답은 남성(31.8%)이 여성(14.9%)보다 훨씬 많고, ‘졸혼하라’는 응답은 여성(28.2%)이 남성(16.2%)보다 많았다. ‘이혼하라’는 응답 역시 여성(26.8%)이 남성(17.1%)보다 많았다. 즉, 여성이 남성보다 졸혼과 이혼에 훨씬 개방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은 같이 사는 방향으로, 여성은 졸혼이나 이혼을 권한 셈이다..

라이프스타일, 딸 영향력 커

‘새 옷은 누구에게 칭찬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나요?’라는 질문에는 ‘또래 지인’이란 답변이 51.9%(딸 없음)와 38.1% (딸 있음)로 가장 많았다. ‘배우자’라고 한 답변이 26.4%(딸 없음)와 29.9%(딸 있음)로 뒤를 이었으며, ‘자녀’라고 답한 의견은 9.6%(딸 없음)와 24.5%(딸 있음)였다. 여기에서 ‘자녀’라고 답한 응답을 분석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딸이 있는 경우 24.5%로 ‘자녀’라고 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보를 찾는 수단을 찾은 항목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맛집 정보를 자녀로부터 얻는다’는 응답을 분석하면 딸이 있는 경우(16.8%)가 딸이 없는 경우(5.9%)보다 3배가량 높았다. 50+ 세대의 라이프 트렌드에 딸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표 라이프 키워드는 리본(Re-Born)

50+의 10명 중 6명 이상은 향후 다른 일을 시작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대별로 분석하면 같은 50+지만 55세를 기준으로 세대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55세 미만은 X세대, 이상은 베이비붐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향후 다른 일을 시작할 계획이 있냐’는 답변에 지금과 다른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50+세대는 35.9%로 25.2%인 베이비붐세대보다 10.7%p나 높게 답변했다.

김난도 교수는 “2018년의 50+를 해석할 때 55세 이상은 베이비붐세대이고 55세 이하는 자기주장, 개성이 강한 X세대로 자녀 양육, 손주 양육 등에서 가치관의 차이가 나타난다”며 “자녀와의 관계에서 전통적 가치관인 의무를 중시하기보다 독립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X세대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리사, 외국어 자격증 선호

인생 2라운드를 위한 자격증으로는 조리사와 외국어 관련 자격증을 가장 선호했다. ‘기회가 된다면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은?’(중복 응답)이라는 질문에 ‘조리사 자격증’(34.9%)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뒤로 ‘외국어 관련 자격증’(34.1%), ‘공인중개사’(32.0%), ‘바리스타 자격증’(29.7%), ‘컴퓨터 관련 자격증’(27.3%), ‘드론 기사 자격증’(26.4%) 등이 뒤를 이었다. 중장비기사, 전기기사, 대형면허, 숲해설가, 여행전문가 등 기타 응답까지 포함해 분석하면 50+ 세대는 대부분 새로운 직업을 갖는 수단으로 자격증을 원했다. 버킷리스트(중복 응답)는 제주도 등 휴양지에서 한 달 살아보기(58.5%), 세계 일주하기(52.6%), 봉사 및 기부 등 사회에 의미 있는 일 하기(47.4%), 나만의 집 짓기(44.0%) 순으로 조사됐다.

취미보다 생산적 여가 원해

50+ 세대의 70%  이상이 생산적인 여가를 원하고 있으며, 60% 정도는 더 많은 여가시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적인 일에 내 시간을 사용하고 싶다?’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라는 답변이 14.5%, ‘그렇다’가 55.6%였으며, ‘지금보다 더 많은 여가시간을 갖고 싶다?’라는 질문에는 11.0%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으며, 49.4%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가에 대한 태도 역시 매우 적극적이었다. 85.2%가 체력이 허락하는 한 여가활동을 적극적으로 즐겨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기적으로 나가는 모임은 평균 2.11개(최대 12개)이며, 월 2.02회(최대 27회) 모임에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균 1.12개의 운동을 주 3회 이상 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가시간을 운동에 많이 할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걷기와 조깅’(71.4%), ‘등산’(40.6%), ‘헬스’(21.9%) 순이었다.

건강보다 '맛'

나이가 들면서 식습관을 조심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42%)와 달리, 여전히 맛있는 걸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절반 이상(50.4%)이었다. ‘이전과 비교해서 귀하의 식생활에 변화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적당한 수준에서 식습관을 조심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이 42%로 가장 많았지만, ‘몸에 좋은 걸 챙겨 먹긴 하지만 맛있는 걸 포기하긴 어렵다’(27.8%), ‘맛있으면 건강에 신경 쓰지 않고 즐겁게 먹는다’(22.6%)고 답한 이들을 합한 수치가 더 높았다. 이에 반해 ‘건강을 위해서라면 먹고 싶어도 참는다’고 답한 이들은 7.6%에 불과했다. 이는 소화제를 먹더라도 맛있는 것(고기,  밀가루 음식 등)을 먹고 싶은 50+ 세대의 입맛을 잡기 위해 식감을 부드럽게 한 프리미엄 갈비찜 등의 간편식이 인기를 끄는 현상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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