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의약산업 육성 전략에서 기회 찾아야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인 중국이 바이오의약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가짜 백신' 사태와 같은 후진적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활발한 인재 영입,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정부 자금 지원 및 제도개선 등 적극적인 육성전략을 통해 빠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혁신신약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혁신신약의 보다 빠른 임상개발과 허가를 위해 의약품 평가·승인제도를 2016년 중반부터 대대적으로 개혁해 왔고, 지난해 6월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관리감독총국(CFDA)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공식 가입했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의약품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으로 진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의약품 인증을 받은 국내 업체는 총 37개사이다.

중국의 규제 개혁은 글로벌 신약개발로 나아가려는 한국 바이오기업에는 오히려 기회라는 분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위해 다양한 협력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수시장 기반 성장 한계

중국은 바이오의약산업 후발국으로서 바이오의약 분야 원천기술 기반이 취약하고 독일·스위스 등 외국계 기업이 중국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의 바이오의약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이 중국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로 추정되며, 바이오의약 매출액은 2015년 약 3,161억 위안(한화 약 52.4조원)으로 최근 5년간(2010~15) 연평균 약 23% 속도로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3.2%에 달하며, 2020년 1조 7919억 위안(약 304조원)으로 추산된다.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중국의 바이오의약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나, 기술력은 아직 취약한 상황이다.

Scientific American Worldwide에 따르면 중국의 바이오기술 경쟁력은 룩셈부르크, 아이슬란드에 이어 23위(2016년 기준,대만을 포함해 산정)이며, 바이오의약 분야 국제 특허를 받은 신약이 적고 원천기술 기반이 취약하다.

중국 바이오의약산업은 미국·유럽에 원료의약품(API)를 수출하고 이들 국가로부터 원천기술을 수입하는 무역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 바이오의약 시장은 대부분 외국으로부터의 특허 구매약품 및 제네릭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매출액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노보노디스크, 사노피 등의 외자기업으로, 아직 외자기업이 중국 바이오의약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치루제약, 푸싱의약 등 중국 대형 의약기업 매출이 늘고 있고, 난징레전드바이오텍과 같이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등장함에 따라 향후 중국 로컬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2개 도시 국가 바이오산업기지 구축

중국 정부는 바이오의약산업을 미래 성장을 이끌 중요한 산업으로 삼고 산업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 바이오의약·바이오농업 중심의 바이오산업을 첨단장비제조, 차세대IT 등과 함께 국가 7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지정했으며, 2015년에는 바이오의약을 ‘중국제조 2025(중국이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통해 2025년 글로벌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의 10대 중점분야로 선정해 다양한 육성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각 지역에서 바이오의약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베이징, 상하이 등 22개 도시에 ‘국가 바이오산업기지’를 구축했다. 22개 바이오산업기지는 일부 바이오농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바이오의약을 핵심 육성산업으로 삼고, 바이오의약 기업과 R&D 기관을 집적해 산업 클러스터로 발전 중이다.

또한 취약한 기술력을 보완하고자 인재 유치·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천인계획(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분야에 천 명의 해외인재를 선정해 3년간 100만~300만 달러의 연구비와 50만 위안의 생활비를 지원)’, ‘장강학자(학계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학자를 선정해 상금을 수여하고 중국대학과 협력해 연구 수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 와 같은 다양한 인재 유치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 국내외의 우수한 바이오기술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 선정된 장강학자 440명 중 65명이 바이오의약 관련 인재일 정도로 바이오의약 분야 인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 프로젝트 가동

신약 개발이 활성화되도록 자금 투자·제도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의약품 연구개발에 2011~15년 400억 위안(약 6.7조 원)을 투입했고, 2016~20년에는 이의 거의 두 배 수준인 750억 위안(약 12.6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주요 신약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2011~15년 78.1억 위안(약 1.3조 원)을 투입했고, 2016~20년에는 123.3억 위안(약 2.3조 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의약품 임상시험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이전에는 공공기관만이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었으나 민간기업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기업이 중국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임상시험 신청서 제출 시 IND(임상시험 진행승인)를 근무일 60일 내에 처리하도록 업무 기한을 지정했다. 이전에는 별도의 업무 기한이 없어, CFDA로부터 공식 응답을 듣기까지 보통 195일~1년의 긴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기업이 여러 불편을 겪었으나, 이제는 60일 이내에 신속히 처리되게 됐다.

기술력 보유 외자기업 중국 진출 장려

한편 중국 정부는 바이오의약 분야에 기술력을 보유한 외자기업의 중국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산업 지도목록’에서 바이오의약 제조업을 외자 투자 장려산업으로 지속 지정함으로써 투자 허가 절차 간소화 및 관세 혜택 등의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전에는 외자가 단독으로 중국에 의약기업을 설립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으나, 2016년 이 제한을 풀어줌으로써 글로벌 의약기업의 중국 진출을 더욱 용이하게 했다.

중국은 글로벌 영향력이 있는 로컬기업을 육성하고자 기업간 인수합병·기술도입을 지원하고 종양·류머티즘 관절염 항체약물, DNA 백신 등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의약 아웃소싱 수주 확대를 위해 임상시험·안전성평가 등 바이오의약 R&D 서비스 수준을 국제 표준에 맞게 향상시키고 있다.

상하이는 R&D 중심지로 글로벌 바이오의약기업의 진출이 활발하며, 아태지역 바이오의약 중심지를 목표로 선도기업 육성, 신약 개발, R&D 아웃소싱·CMO 기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1급 신약의 1/3이 상하이에서 개발되며, 로슈·노바티스 등 10개 글로벌기업의 R&D센터 가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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