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후보물질 개발 플랫폼 기술 재조명

바이오시밀러가 국내 제약시장 판도를 뒤바꾸고 있으나 국산신약은 제자리걸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 등 몇몇 대규모 기술수출로 혁신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결실을 맺을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플랫폼기술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바이오시밀러 성장 견인차 역할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이 지난해 2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수출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17년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20조 3,580억원으로 전년대비 8.3% 늘어나 2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은 2조 6,015억원으로 전년(2조 79억원) 대비 29.6% 증가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의약품 수출은 40억 7,126만달러(4조 6,025억원)로 전년 대비 30.5% 증가해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33.6%를 차지했다

특히 바이오시밀로 수출에 힘입어 셀트리온은 지난해 9,023억원의 생산실적을 보이며 내수시장 기반의 전통 제약사들을 물리치고 업계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국산신약 시장성 경쟁성 입증해야

바이오시밀러가 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 공략으로 단숨에 국내 제약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으나 국산신약은 아직 초라한 수준이다.

‘17년까지 허가된 국내개발 신약 28개 품목의 생산실적은 전년대비 10.1% 증가했으나 총 1,848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개발 신약 중 지난해 생산실적 100억원을 넘는 품목은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정’(402억원),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정’(327억원), 항궤양제 ‘놀텍정’(261억원), 당뇨병치료제 듀에비정(164억원), 관절염치료제 '펠루비정'(106억원) 등 5개 품목에 불과했다.

이에비해 개량신약으로 허가된 제품중 지난해 생산실적 100억원이 넘는 품목은 한미약품 아모잘탄,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실로스탄씨알정, 엘지화학 제미메트서방정 등 11개 품목으로 조사됐다.

아직 국산신약이 개량신약보다도 시장성과 경쟁력의 우수성을 입증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신약 개발은 한미약품을 비롯한 대규모 기술수출과 바이오벤처의 의미있는 임상결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일부 계약해지와 임상중단 등이 이어지며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천기술 주목, 리스크 분산

신약개발 성공률이 10% 내외에 머물고 10년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후보물질 개발 및 실패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플랫폼기술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애널리스트는 '신약개발 플랫폼 보유기업들을 주목해보자'라는 보고서를 통해 플랫폼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플랫폼 기술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후보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으로,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거나 효능을 높이는 등 기술적인 진화를 이루어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말한다. 즉 기반이 되는 기술에 여러 종류의 단백질 타깃물질을 바꿀 수 있어서 다양한 후보물질 도출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하나의 신약 후보물질이 실패한다 해도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경우 또 다른 후보물질 도출을 통해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할 수 있어 그 만큼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또한 보유한 플랫폼 기술을 통해 다양한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대표적인 회사는 한미약품으로 기존 지속기간이 짧은 단백질이나 펩타이드에 접목해서 그 물질의 반감기를 늘려 약효를 지속시키고 투약 편의성을 높인 랩스커버리, 주사제형의 의약품을 경구용 제제로 변경할 수 있는 오라스커버리, 그리고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펜텀바디 등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개발 회사들 중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보면 지속형 기술인 hybrid Fc 기술을 보유한 제넥신, sustained release 기술을 보유 최근 공장 완공으로 플랫폼 가치를 제고시킨 펩트론, 우수한 링커기술을 바탕으로 ADC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레고켐바이오, 상장사 중 거의 유일하게 항체신약 플랫폼 기술을 통해 항체신약 개발이 가능한 앱클론, 그리고 비대칭 siRNA 구조기술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한 올릭스가 있다고 이 보고서는 소개했다.

제넥신의 플랫폼 기술인 Hybrid Fc는 단백질의 반감기를 지속시켜 주는 지속형 기술이다. 기존 1일 지속의 단백질인 호르몬이나 싸이토카인 등에 hybrid Fc를 접합시킴으로써 이들의 반감기를 증가시켜 투약의 편의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현재 제넥신은 성장호르몬, EPO, GCSF, GLP-1에 hybrid Fc를 접합시켜 지속시간을 증가시킨 바이오베터를 개발하고 있으며, 싸이토카인인 Interleukin 7에 접합시킨 Hyleukin의 경우 항암제로 개발, 단독 및 각종 면역관문억제제 및 화학요법 등과의 병용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의 컨셉은 sustained release, 즉 서방형 기술로 약물방출을 조절하는 것이다.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인 SmartDepot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오송 SR1 공장이 완공된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과 펩트론의 본격적인 collaboration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레고켐바이오는 ADC(Antibody-Drug Conjugate) 플랫폼 기술을 통해 다양한 항암제 타겟의 항체에 적용 항체-약물 결합체 후보물질들을 해외 제약사들과 공동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앱클론은 네스트와 어피바디라는 두 개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자체적으로 항체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항체신약의 신규성과 차별성을 확보 계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개발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올릭스는 플랫폼 기술인 자가전달 비대칭 siRNA 기술을 임상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특정 장기 조직에 대한 전달기술이 불필요하며, 전신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독성발생 및 부작용으로 인한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는 국소투여 방식의 피부, 안과, 폐 질환을 대상 으로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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