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과 유전정보 활용 다양한 헬스케어제품 개발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식품은 물론 치료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일컫는다. 최근 각종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암을 비롯 자가면역질환, 위장관, 당뇨, 비만 등을 겨냥한 치료제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기능성식품 웰니스제품이 주도, 치료제 비중 확대 예고

한국바이오협회 김지현 선임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과 헬스케어 혁신: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비감염성 질환이 사망원인의 약 63%를 차지하고 있는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경우 신경질환,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대사질환 등 비감염성 질환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형성되고 있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중심으로 한 기능성식품 혹은 웰니스 제품 시장이 전체 시장의 83%를 차지하며 치료제가 10%, 진단이 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주요 질병의 병리학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상관관계가 밝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어 향후 치료제 부문의 급격한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BCC Research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시장의 경우 2018년 5천600만 달러 규모에서 2024년도 약 9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치료제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적응증의 확대와 각 적응증별 시장의 성장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시장이 2년 이내 형성될 적응증은 C. difficile 감염(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 제2형 당뇨, 치아우식증, 피부 질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유당불내증이며 4년 이내 형성될 적응증은 암, 과옥살산뇨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재발성 질염 및 요로 감염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치료제 파이프라인 183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산업은 2010년 이후 형성되어 급격히 발달해왔으며 치료제 후보 물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GlobalData에 따르면 2018년 9월 현재 개발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파이프라인 수는 총 183개이다. 하나의 파이프라인은 둘 이상의 치료영역 및 적응증과 관련해 개발이 진행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AOBiome의 경우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피부질환 관련해 임상 3상을, 고혈압 및 신경계 등 관련 임상 2상을 진행 중에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파이프라인 수가 많은 상위 치료영역에는 위장관 (52개), 감염질환(46개), 종양(36개), 면역질환(20개), 피부질환(15개), 대사질환(12개) 등이 있다.

개발단계별 파이프라인 수는 전임상과 후보물질발견 단계가 각각 96개와 53개로 가장 많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허가를 받아 시판되고 있는 제품이 아직 없으나 현재 Seres Therapeutics를 포함 5개 기업의 각 1개 파이프라인, 총 5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3상이 진행 중에 있어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산업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처방이 시도됐으나 효과가 미미했던 항생제 연관 설사 등의 분야를 파고들고 있다.

대장성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중요 요인의 하나로 추정되면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장내 미생물 군집 조성과 당뇨병과 비만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면서 대사질환 치료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도 개발 되고 있다.

최근에는 박테리아를 통해 면역계를 활성화시켜 종양세포를 죽이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가 개발되고 있다. 더불어 기존 항암제가 장내 미생물에 의존적인 경우 장내 미생물을 조절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통해 항암제의 효능을 높이거나 부작용을 낮춰 투약량을 줄이거나 독성을 낮춰주는 병합요법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차세대 기술로 주목

국내에서도 학계와 기업, 정부가 마이크로바이옴을 차세대 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대한 공공 투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72.0%)를 중심으로 교육부(8.0%), 보건복지부(5.9%), 산업통상자원부(5.0%) 등을 통해 총 약 243억원 (BT분야 투자액의 0.7%)의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7년부터는 한국식품연구원의 프로젝트에 9년간 총 180억 원을 지원하는 중장기 연구지원도 시작됐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산업도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기존 미생물 기반 바이오 기업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진출하거나 미생물 유전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들이 설립되어 치료후보 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제노포커스는 백신, 농약 균주, 의약용/산업용 맞춤형 효소의 개량 생산 전문기업으로 최근 균주 개량을 통해 장에서 항산화효소를 분비 발현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 고바이오랩(KoBioLabs)은 2017년 100억 원의 Series B 투자를 받았으며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 신경질환, 신장질환을 타겟으로 하는 단일 균주로 구성된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며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 지놈앤컴퍼니는 올해 4월 110억 원 규모의 Series B 투자를 받았으며 면역항암제 분야를 비롯 폐암, 결장암, 위암, 유방암,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현재 미국에서의 임상 1상 준비를 위한 신규 허가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비피도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관절염센터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 1월 '비피도박테리움을 이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타깃 파마바이오틱스 조성물'로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미국 특허 출원에도 나서며 글로벌 상용화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