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협 회장,건정심 구조 개혁·수가 정상화 등 추진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구성과 의료기관내 폭력행위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진료선택권 등 의료인 보호권 법제화를 거듭 요구했다.

최대집 회장은 9일 용산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이번 의료인 사망사건을 비롯해 그간 응급실에서의 폭력 뿐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해 일시적인 사회 이슈로만 될 뿐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과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안이 일시적인 사회 이슈로만 부각되고 아무 결과물 없이 흐지부지 되는 일이 없도록 몇 가지 사항을 우선적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구성(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 산하의 한시적 기구로 편제) △사회안전망 보호차원으로 의료기관 내 폭행 등 강력범죄 근절 법안 마련 △의료기관안전관리기금(가칭) 신설 △사회안전망 구축 일환으로 국가의 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 의무화 및 비상호출 시스템 구축 등 의료기관 안전시설 마련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고 상호 신뢰할 수 있는 환경 마련 등을 제안했다.

특히, 의협은 의료기관 내 폭행 등 근절을 위해 반의사불벌규정 폐지와 의사가 환자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인 ‘진료선택권(의료인 보호권)’, 의료인 보호권 등을 법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복지부에서 의료인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대해 유권해석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법적 한계가 있다”면서, “최종 판결을 하는 사법부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과 다른 판결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법제화를 통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의료기관 안전관리기금(가칭) 신설도 추진한다.

기금은 △의료인 안전체계구축을 위한 진료실 내 대피 통로, 안전공간, 비상호출시스템,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등 안전시설 구축 △의료기관 내 질서유지 및 긴급상황 대처를 위한 안전관리 전담 인력 채용·운영 △의료인 폭행 등 의료인 안전사고 발생 시 이에 따른 치료비와 손해배상금 우선 지급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위한 지원·발전 프로그램 운영 △기타 의료기관 안전 관리에 필요한 사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응급의료기금이 현재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서, 예방적인 장치를 마련하려면 재정 투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재정 규모는 복지부 등 범사회적 기구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의협은 올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건보제도는 전 세계 유례없는 강제지정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의료 공급자들의 합리적인 건보제도를 위한 목소리는 철저히 묵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불합리한 건정심 의사결정구조가 근원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지난해 5월 건정심을 탈퇴해 건보제도 논의를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모색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의협은 △건정심이 형식적인 의결기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의료비 지불자 측’, ‘의료공급자 측’, ‘공익위원’ 등 명확한 위원 구성 △정부 공무원을 ‘의료비 지불자’ 위원에 포함 △‘공익위원’은 지불자 및 공급자 측 추천 위원 각각 동수로 추천 △지불자 및 공급자 위원이 합의해 추천하는 전문가 위원 1명을 위원장으로 선임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건정심은 건강보험에 대한 중요사항과 의료정책을 심의하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의료 전문가의 비중이 현저히 낮고, 전문성도 떨어진다”며, “명확한 위원 선정기준이 없어 정부가 임의적으로 선정해 정책 추진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도구로 악용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하루빨리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건강을 위한 사회안전망으로 건강보험이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입법 과정 등을 통해 합리적인 건정심 구조 개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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