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 또는 소리의 특정 파동이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피코우어 학습-기억연구소(Picower Institute for Learning and Memory) 연구팀은 광선 또는 소리로 집중력과 관계가 있는 뇌파인 감마파(초당 주파수 사이클 25~80㎐)를 유발하면 치매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4일 보도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치매 증상이 나타나게 만든 치매 모델 쥐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을 이끈 차이리훼이(Li-Huei Tsai) 박사는 밝혔다.

연구팀은 치매 모델 쥐를 매일 한 시간씩 7일간 주파수 40㎐의 소리 파동에 노출시킨 결과 뇌에서 소리를 처리하는 청각피질(auditory cortex) 그리고 청각피질 가까이에 위치한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에서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일주일 동안 이 특정 소리 파동에 노출된 치매 쥐들은 중요한 목표물을 잘 기억해야 찾아갈 수 있는 미로(maze) 찾기 실력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전에 만났던 물건을 알아보는 능력도 개선됐다.

이 쥐들은 이와 함께 뇌의 노폐물 '청소부'로 알려진 소교세포(microglia)와 뇌혈관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 변화가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감소를 촉진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40㎐ 주파수 주기로 깜빡이는 빛의 파동에 치매 모델 쥐를 하루 한 시간씩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때는 신경세포 표면에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함께 치매의 또 다른 병리로 알려진 신경세포 내부의 비정상 단백질 타우까지 크게 줄어들고 소교세포도 활성화됐다.

그러나 오로지 시각을 담당하는 뇌의 시각피질(visual cortex)에서만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서 치매 쥐들을 40㎐의 소리 파동과 같은 주파수의 광선 파동에 동시에 노출시켜 봤다.

그러자 소리와 광선 파동에 따로따로 노출시켰을 때보다 효과가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 뇌 부위도 고등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을 포함해 크게 확대됐다.

이와 함께 소교세포의 반응도 훨씬 더 강력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를 1주일 계속한 뒤 한 주일을 기다렸다가 다시 각종 테스트를 했을 때는 이러한 효과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이는 효과 지속을 위해서는 이러한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감마파는 주의력, 기억, 지각 같은 뇌 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치매 환자는 뇌의 감마파 주파수 파동이 손상된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연구팀은 이 청각-시각 치료법이 사람에게 안전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이미 시행했다.

지금은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위해 이에 참가할 초기 치매 환자들을 선발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Cell) 최신호(3월 14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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