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이나 뇌졸중 병력이 없는 사람이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면 복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뇌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만 창궁(長庚)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리멍 박사 연구팀이 심장병 또는 뇌졸중 병력이 없는 13만여 명(42~74세)이 대상이 된 13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75~100mg)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은 뇌출혈 발생률이 0.63%, 복용하지 않은 사람은 0.46%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이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출혈이 1천명당 2명 더 발생하는 것으로 절대적인 위험은 매우 낮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는 뇌출혈 발생률이 37% 높은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그중에서도 아시아인 또는 체질량지수(BMI: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25 이하인 사람이 뇌출혈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피린은 항혈소판제로 출혈이 발생했을 때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에 내출혈 위험이 따른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뇌 이외의 다른 부위의 내출혈 위험은 살펴보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어센션 헬스케어(Ascension Healthcare)의 심장병 전문의 새뮤얼 원 박사는 아스피린에 의한 내출혈은 위장관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뇌에서 발생하는 뇌내출혈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혈소판이 동맥 내막에 달라붙어 혈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아스피린이 권장되고 있지만, 뇌출혈의 위험이 있다면 득에 비해 실이 너무 크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 심장학회(AHA)와 심장병학회(ACC)는 지난 3월 아스피린 처방지침을 바꿔 심장병이 있거나 심장병 위험이 큰 노인들에게는 아스피린을 예방용으로 처방하지 말도록 했다.

이 새로운 지침 작성에 참여한 존스 홉킨스대학의 심장병 전문의 로저 블루먼털 박사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의 경우 아스피린 처방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면서 그보다는 생활습관을 바꾸고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5월 13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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