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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로]'열심히 공부안한' K교수
잘못된 편견버리고 신약개발 부문 제대로 인식해야
2019년 06월 18일 06:10:23 김세진 기자 vivasj@emedico.co.kr

   
     김세진 편집국장

근래들어 제약바이오산업은 국가 성장동력을 견인할 새로운 먹거리 분야로 꼽히면서 다각도로 조명받고 있다.

열악한 이익구조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신약개발에 나선 결과 이제는 30개 가까운 국산 신약을 탄생시켰고 국산 브랜드를 단 의약품들이 글로벌 시장에도 당당하게 진출하고 있다.

신약개발이 無에서 有를 창조한다는 말 처럼 수많은 후보물질 검색과 오랜기간 임상시험을 거쳐 비로소 하나의 신약을 성공하기까지 투입되는 자금과 들이는 공은 당사자가 아니면 쉽게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단순히 하나의 토종 신약에서 벗어나 글로벌 블록버스터급으로 기대를 모으며 임상이 순항중인 품목도 여러개 대기중이다. 어떤 원로 제약인은 해마다 탄생하는 신약을 보면서 “이제야 우리도 부끄럽지 않는 연구개발을 한다는 뿌듯한 마음에 울컥해 지더라”고 표현한 적 있었다.

이같은 결과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모든 제약인들의 치밀한 전략과 아낌없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물론 각고의 노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동안 겪었던 숱한 실패나 시행착오는 험난한 신약개발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으로 승화시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자세로 전환시키는 사례도 수두룩 한 실정이다.

이처럼 박수받아 마땅한 제약인들의 연구개발 의지와 결과는 어느 대학 교수의 한 마디에 의해 ‘공염불’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서울대 K모 교수는 제네릭 관련 발언을 하면서 국내 제약사 연구개발 노력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가운데 “지난 30년 동안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이런 경우엔 공부를 접고 다른 길을 찾는게 낫다”는 표현을 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신약개발 과정을 짧게 언급한 필자 입장에서 볼 때 K교수 발언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어떻게 보면 현재 제약업계 연구개발 노력이나 결과에 대해 정 반대의 견해를 갖고 있는데 대해 결코 동의할 수 없다.

30년 동안 열심히 공부(연구개발)한 끝에 얻어낸 결과물들이 K교수가 타박한 것 처럼 별볼일 없다면 왜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이 수억 달러에 달하는 기술수출료를 지불하면서 해당 물질을 사들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매년 연구개발 부문에 1,000억원 이상 투자하는 회사는 헛발질 하고 있다는 말인가.

K교수 발언처럼 ‘공부안한’ 업계를 위해 정부가 제약산업 육성법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괜한 짓’이란 말인가.

K 교수는 또한 국민을 위해 싸고 좋은 약은 수입하고 직접 만드는 것이 낫다면 일부는 국내서 생산하면 되고 이것이 시장원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교우위가 확실한 약만 생산하면 된다고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약을 생산할 필요는 없고 제네릭 약가 개편으로 국내 시장은 없어지지 않으며 굳이 R&D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K교수는 특히 저렴하면서 고품질의 제네릭을 잘 만드는 회사가 있으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아무리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려고 해도 학자의 발언치고 너무 유치해서 뭐라 대꾸하기 난망할 지경이다. 의약품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제약업계는 약가 결정이나 주요한 정책적인 면에서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어도 ‘받아들이는’ 입장이 많았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품목이라도 필수의약품에 선정되면 손해를 감수하고도 생산해야 했고 보험약가 역시 K교수가 주장하는 ‘시장원리’ 보다 보험당국과 ‘협상’을 거쳐 정해주는 대로 수용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동남아 등 자국 생산이 사라진 국가들에게서 보는 사례는 제약주권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K 교수에게 저렴하면서 고품질 제네릭이란 것이 어떤 건지도 묻고 싶다. 어떤 오리지널 의약품이건 특허 만료되는 순간 제네릭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어떤 것이 고품질에 속하는지,또 그 품목으로 세계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경쟁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제약업계의 노력을 알고 있다면 K교수와 같은 발언들은 나올 수 없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제약업계는 해마다 연구개발 투자비를 확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신약개발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멀지만 가야할 길’이기에 어떤 어려움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이런 가운데 ‘공부’ 운운한 K교수 발언은 당장 현장에서 강한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충 간추려 보면 ‘불면의 밤을 보내는 제약업계 인재와 산업을 부정하는 막장 발언’,‘망언'. ’보건 안보나 제약 상황을 부인하는 내용‘ 등이다. 이 보다 더 강하고 직설적인 표현도 많지만 생략하겠다.

K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약가 문제를 짚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납득할 만한 주장을 펴면 좋았을 것을 전혀 현실과 맞지 않고 관련 분야 종사자들 사기를 꺾는 연구개발을 언급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K교수가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금 이 순간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열심히 공부한’ 연구개발 관련 기사부터 검색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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