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불면증, 과민성 방광, 우울증 등 상당히 폭넓은 질환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항콜린제 중 일부는 장기 복용 시 치매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콜린제는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로 심박동 저하, 혈압강하, 방광근육 수축, 호흡근육 수축 등 부교감신경이 하는 일을 억제한다.

영국 노팀엄대학의 캐롤 쿠플랑 의료통계학 교수 연구팀은 항우울제, 과민성 방광, 항무스카린약물, 항정신병약물, 항경련제 등에 들어가는 항콜린제를 매일 최소한 3년 이상 복용한 사람은 복용한 일이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50% 가까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의 CNN 뉴스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55세 이상 성인 28만4천343명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조사 기간에 이 중 5만8천769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항콜린제 노출이 가장 많은 그룹은 치매 위험이 49%, 항콜린제 노출이 가장 적은 그룹은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히스타민제, 골격근이완제, 위장관 진경제, 항부정맥제, 항무스카린 기관지확장제는 이러한 위험이 별로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관찰연구 결과일 뿐 항콜린제와 치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관해서는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만약 인과관계가 확인된다면 치매 환자의 약 10%가 항콜린제 노출 때문에 발생하는 셈이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메디컬센터의 인지신경과장 더글러스 샤레 박사는 항콜린제가 착란, 기억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연구는 치매와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치매와의 연관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일부 항콜린제들은 발작, 정신질환 등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고 처방할만한 가치가 있는 약물인 만큼 득실(risk-benefit) 관계를 빠져봐야 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항콜린제는 심장병, 우울증, 알레르기, 요실금, 불면증, 통증, 소화기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매 등에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항콜린 성분은 알레르기약이나 수면유도제 외에 일반 감기약에도 들어있다. 근육을 이완시키고, 콧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6월 24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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