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군은 위장약 577가지 최다, 약가 235만원 상당

처방의약품이 지역약국으로 회수되는 폐의약품 중 가장 많은 89.38%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폐의약품 중 품목 수가 많은 효능군은 위장약으로 577가지 품목이 수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약학회지에 ‘지역 약국으로 회수된 폐의약품의 종류와 약가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2016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지역약국의 폐의약품 수거현황을 조사한 결과가 게재됐다.

10개 약국에서 3개월 동안 수거된 의약품은 총 217건, 2,391종, 14,096,572원으로 나타났다.

그 중 처방의약품 비중이 89.38%, 일반의약품이 9.1%, 건강기능식품이 0.9%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 텍사스 조사에서 처방의약품 65%, 일반의약품 27%, 샘플 약물 8%와는 차이가 나는 결과로, 의료기관 접근성이 좋고 의료보험제도 본인부담금이 낮은 우리나라의 특수성이라 추정할 수 있다.

전체 폐의약품 중 품목 수가 가장 많았던 효능군은 위장약으로 577가지 품목(경구만 1만5365정)이 수거됐으며 소염진통제 381가지(경구만 1만550정), 기관지효능군제 291가지(경구만 6083정), 항생제 253가지(경구만 3644정), 항히스타민 180가지(경구만 2812정), 만성질환 134가지(경구만 5470정)이었다. 그 외 기타 480가지, 식별불가 95가지였다.

이를 약가로 계산하면 가장 비용이 높은 효능군은 위장약 235만2,248원이며 항생제 221만1,384원, 만성질환제제 205만8,875원, 소염진통제 125만9,171원, 기관지효능군제 73만5,472원, 항히스타민제 32만5748원이었다.

미국의 경우 회수된 약물의 효능군별 순위는 NSAIDs외 진통제 25%, 기침 감기알러지 치료 제 15%, 항생제류 11%, 심혈관 10%, 호흡기계 9%, 신경계 8%, 피부 7%, 위장약 7% 순으로, 이 연구 결과와는 달리 위장약 폐기량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참여한 김민영 약사는 "OECD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소화기관 의약품 소비량은 OECD 회원국 중 최고치(475.5)로 OECD 평균 247.1을 훨씬 웃돌았다"며 "필요에 의해 처방된 의약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원인은 추후 더 연구해 봐야 한다. 처방 단계에서 적절한 약물 검토로 이를 줄일 수 있는지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진통제를 포함한 소염진통제도 많이 폐기되고 있었는데, 한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약물 중 20.1%가 진통제로 가장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약국으로 수거된 폐의약품이 많은 만큼 집에서 아직 폐기되지 않고 있는 진통제류도 가정에 많이 존재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약사는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이나 약의 바른 사용을 위해 약사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김 약사는 "현재 우리나라 실정에서 폐의약품을 줄이기 위해 약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은 복약지도를 통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의약품 사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공중 보건 및 공공 안전 측면에서 폐의약품의 안전한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은 비록 연구기간이 짧고 참여 약국수가 적다는 한계점이 있지만, 지역 약국에서 수거한 폐의약품의 종류와 약가를 계산한 국내 첫 번째 연구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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