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중 하나인 테라조신(terazosin)이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난다쿠마르 나라야난 교수 연구팀이 전립선 비대증과 파킨슨병을 함께 치료하고 있는 환자 1만8천289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BBC 뉴스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중 테라조신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다른 전립선 비대증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보다 파킨슨병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 환자 중 2천880명은 테라조신을, 1만5천409명은 다른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탐술로신(tamsulosin)을 복용하고 있었다.

테라조신은 알파 차단제로 전립선 평활근을 이완시켜 배뇨장애를 개선한다.

테라조신은 이러한 효과 외에 세포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해당과정(glycolysis)에 없어서는 안 되는 포스포글리세르산 인산화효소1(PGK1)를 활성화시키는 작용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비해 탐술로신은 PGK1 활성화 기능이 없다.

이 효소는 파킨슨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연구팀은 테라조신과 탐술로신이 파킨슨병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결과는 테라조신 그룹이 파킨슨병의 증상과 합병증 발생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조신의 이러한 효과는 앞서 파킨슨병 모델 동물실험과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테라조신은 원래 적응증이 고혈압을 치료하는 혈압강하제였으나 나중 전립선 평활근 이완 효과가 발견돼 재활용된 약이기에 이러한 연구결과가 더욱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적응증이 파킨슨병으로까지 재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제는 있지만,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되돌릴 수 있는 약은 없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American Society for Clinical Investigation) 학술지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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