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허가 등 정책적 혜택·높은 약가·독점권 등 이점

빅파마 파이프라인 확보 나서며 글로벌 시장 빅딜 주도

국내기업, 미FDA 희귀약 지정 지속 증가..글로벌 진출 기대 높여

 

국내외 제약기업들이 희귀의약품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이 전체 제약산업 성장률을 웃돌고, 주요국들이 희귀의약품 개발과정에서 정책적 혜택과 높은 약가, 독점권 등 경제적 이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체치료제가 없어 고부가가치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형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서며 희귀질환치료제는 2018년 글로벌 시장 빅딜을 주도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도 희귀의약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국내 후보물질은 2015년 2건, 2016년 3건, 2017년 9건에서 2018년 16건으로 크게 증가해 한국 제약기업들의 희귀의약품 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024년까지 연평균 11.3% 성장 전망

미국은 환자수 20만명 이하, EU는 인구 1만명당 5명 이하, 대만은 1만명 이하인 질병을 희귀질환이라고 정의한다. 한국은 유병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7,000 가지의 희귀질환이 등록됐고 매년 250개의 새로운 희귀질환이 의학저널에 보고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공공보건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1983년 희귀의약품법 발효 이후 미국 FDA는 개발단계의 파이프라인들을 심사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해 오고 있으며 그 수가 최근 10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외 희귀의약품 시장 및 연구개발 현황 분석’에 따르면 2016년 미국에서 지정된 희귀의약품은 333개로 10년 전인 2006년 143개에 비해 132.8% 증가했다. 미국의 누적 지정 약물 수는 3,976개이며 비교적 늦은 시기인 2000년에 제도를 도입한 유럽연합의 경우 누적 1,824개의 후보물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희귀의약품 시장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약 1,250억불 정도이며, 2024년까지 연평균 11.3% 성장해 약 2,620억불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처방의약품의 글로벌 시장성장률 5.3%의 두 배 이상으로, 2024년 전 세계 처방약 매출액의 1/5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매출실적은 셀젠이 1위, 존슨앤존슨과 노바티스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상위 10개 제품이 2024년 희귀의약품 시장의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PD-1억제제인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전체 희귀의약품 시장의 약 10%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된다. 키트루다는 2024년 세계에서 가장 매출이 큰 희귀의약품으로 예상되며, 총 매출액은 127억 달러로, 미국에서 절반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레블리미드는 11억 9천만 달러의 예상 매출로 2위를 차지하고, 그 매출 중 85%는 미국에서 판매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M&A 주도

빅파마들이 희귀의약품 개발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2018년 글로벌 M&A 대부분이 희귀의약품에 주력하는 회사들 위주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케다가 샤이어를 642억불에 인수하며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 규모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다케다는 기업가치가 900억불에 이르는 거대 제약기업이 됐다.

사노피는 미국 바이오베라티브를 115억불에 인수했다. 바이오베라티브는 혈우병 및 희귀 혈액질환에 주력하는 회사로 A형 혈우병, B형 혈우병을 비롯해 혈액질환의 일종은 CAgD 치료제 후보물질도 보유하고 있다. ‘셀진’은 미국 워싱턴 소재의 주노를 90억불에 인수했다. 주노는 CAR-T세포를 이용한 항암 치료제 개발을 하는 회사이다.

노바티스는 미국 일리노이주에 2010년 설립된 아베시스를 87억불에 인수했다. 아베시스의 ‘AVXS-101’은 유전자 치료제의 일종이다.

룬드백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회사 프렉스티온을 11억7천만불에 인수했으며, 머크는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치료약물 Cavatak 개발 벤처 회사를 인수했다.

항암제가 연구개발 주도..적응증 확장 전략

글로벌 시장에서 희귀의약품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는 항암 치료제이다. 암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고, 질병 발병 기전과 증상이 고도로 세분화되어 있어 환자 수가 적은 틈새 적응증이 많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 제약협회에 따르면 미국 FDA 허가 하에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거나, FDA의 허가 심사과정 중에 있는 희귀의약품은 566개 의약품, 596개 프로젝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혈액암을 포함한 항암치료제는 약 40%를 차지하며, 유전질환 치료제가 약 26%, 신경계 질환 치료제가 약 7%, 감염 관련 치료제가 약 5%로 조사됐다.

2018년 FDA의 승인을 받은 희귀의약품은 34개 제품으로 이 중 약 38%인 13개의 제품이 항암 치료제이며, 10개가 유전질환 치료제, 4개가 감염 관련 치료제로 나타났다.

희귀의약품법이 발효된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승인된 희귀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희귀의약품 개발 이후 추가적인 적응증 확장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것은 의약품 개발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1983년부터 2016년까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최초 승인된 의약품의 약 26%가 승인받은 희귀 적응증 이외의 다른 희귀 적응증이나 비희귀 적응증의 치료제로 추가 판매승인을 받았다.

얼비툭스가 비희귀질환인 대장암 치료제로 2004년 최초 판매승인을 받은 후, 2006년 희귀암인 두경부 편평세포암 치료제로 추가 판매승인을 획득하는 등 2016년까지 승인된 희귀의약품 중 약 12%가 비희귀질환에서 희귀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한 의약품이다.

‘18년 국내 기업 16개 미 FDA 희귀약 지정

국내 희귀의약품 생산규모는 2013년 216억원에서 2017년 595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입의약품의 경우는 2013년 1,247억원에서 2017년 1,932억원으로 지속 증가 추세에 있다.

2019년 3월 4일 기준 국내에서 249개의 희귀의약품이 허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희귀의약품은 수입 의존 비중이 큰 실정이며, 샤이어, 사노피, 젠자임 등 희귀질환 전문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한국 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헌터라제와 같은 국내 개발 의약품이 수입의약품을 대체하면서 한국 희귀의약품 생산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수입제품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건강 보험에 등재되어 환자들의 치료 비용을 낮추고,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완화되는 결과를 가져 오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 한국 제약기업이 개발 중인 약물 중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은 파이프라인은 36개 성분, 39건이며, 유럽 EMA로부터 지정을 받은 성분은 9개로 조사됐다.

2017년 이후 한국 기업의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가 급증했으며, 2018년 한해 16개의 의약품(14성분)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치료 적응증으로 볼 때, FDA나 유럽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총 48개의 건수 중 항암 치료제가 17개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유전질환 치료제, 감염 치료제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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