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취소 및 임상 지연 등 신약개발 과정 어려움 겪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시장 진출과 기술수출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코오롱생명과학의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가취소를 비롯해 기술수출 물질의 권리 반환, 바이오벤처들의 임상지연과 실패 등의 어려움도 겪고 있다.

국내 개발 최초 유전자치료제로 주목받으며 2017년 7월 허가됐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는 주성분 중 하나인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임이 확인되며 2년만인 2019년 7월9일자로 허가가 취소됐다.

​인보사 허가 취소 사태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큰 충격을 주며 R&D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을 불러왔다.

​국내 제약사의 대규모 기술수출을 이끌어냈던 한미약품은 몇몇 신약후보물질의 권리가 반환되며 상업화 성공에 대한 어려움을 보여줬다.

​한미가 빅파마에 대규모 금액으로 기술이전한 품목 중 '16년 올무티닙(베링거인겔하임)과 지속형 인슐린(사노피)에 이어 '19년 1월 릴리가 BTK 억제제, 7월에는 얀센이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

​국내외에서 임상 3상을 수행하며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던 신라젠,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가 모두 임상 3상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며 전반적인 바이오업계 주식시장 침체를 가져왔고 R&D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에이치엘비사는 지난해 6월 항암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이 위암 3차 치료제 임상 3상의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8월에는 신라젠이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펙사벡의 넥사바 병용투여 임상 3상 중단 권고를 받았다.

​헬릭스미스는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의 미국 임상 3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부 환자에게서 약물과 위약이 혼용됐을 가능성을 확인해 3상 결과 발표가 연기된다고 밝혔다.

후보물질 승인 가능성 10% 안팎

미국 생명공학관련 협회 등의 연구에 따르면 개발된 후보물질의 임상 1상부터 최종 승인까지의 전반적인 승인 가능성은 10% 안팎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체 R&D 지출의 35%, 모든 임상 시험 비용의 60%를 차지하는 임상 3상 프로그램은 가장 낮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고 축포를 터뜨렸으나 10개의 기술수출 중 1~2개가 제품화돼도 성공적인 것이 현실이다.

​오랜 시간과 투자, 낮은 신약개발 성공률로 인해 우리나라 기업과 비교해 이미 공룡 수준의 규모를 보이는 글로벌제약기업들도 M&A와 기술거래를 통해 끊임없이 파이프라인 확보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프라인 보완을 통해 신약개발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해야 지속적인 신약개발 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임상 지연과 실패, 기술수출 반환 등을 신약개발의 일상적인 과정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업계의 시련은 신약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나타나는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라고 강조하고, 수많은 실패를 거쳐 성과의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건의 기술수출이나 후보물질의 한 단계 임상 성공도 한 과정 일뿐 신약개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국내 제약업계가 '허가'라는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해왔으나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후보물질의 발굴부터 제조과정, 생산시설 등의 중요성도 커 이에대한 관리와 대비를 뒤로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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