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가까이 값싼 이뇨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부메타니드가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중국 상하이대학, 대만 국립양밍(陽明)대학의 공동 연구팀은 부메타니드가 뇌 신경회로에 작용, 자폐증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3~6세의 자폐아 8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42명에게는 매일 2회 0.5mg짜리 부메타니드를, 41명에게는 위약(placebo)을 3개월 동안 투여했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 전후에 발달장애 아동과 정상아를 구별하는 데 사용되는 아동기 자폐증 평정척도(CARS: Childhood Autism Rating Scale) 검사를 시행했다.

또 자기공명분광법(MRS: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으로 중추신경계의 변화도 분석했다.

그 결과 사회성 결핍, 반복 행동 같은 일부 자폐증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케임브리지대학의 바바라 사한키안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밝혔다.

중국 상하이 외곽에 사는 한 남자 자폐아(4세)는 가족, 친척들과의 눈 맞춤이 좋아지고 활동 참여도 많아졌다.

이러한 증상 호전은 CARS 검사 결과에도 나타났다.

이 자폐아들은 처음엔 CARS 점수가 비슷했다.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은 CARS 점수가 평균 37.27점인데 비해 부메타니드 그룹은 34.51점으로 낮아졌다.

한편 MRS 분석에서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과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불균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정이입(empathy)과 자기인식(self awareness)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섬 피질(insular cortex)과 시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시각피질(visual cortex)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GABA가 지나치게 많으면 아동기의 발달하는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GABA는 중추신경계에서 작용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자폐증 환자들의 뇌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시험에서 부메타니드 투여에 따른 이렇다할 부작용은 없었다.

전에도 부메타니드가 자폐증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과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일이 있다.

GABA의 기능 장애는 뇌세포의 염화 이온(chloride ion) 증가가 원인인데 부메타니드는 염화 이온의 뇌세포 진입을 차단, 세포 내 염화 이온 밀도를 낮추어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뉴욕 코언 아동 메디컬센터의 발달·행동소아과연구실장인 앤드루 애디스먼 박사는 신중한 기대를 표시하면서 부메타니드의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방법론적으로 보다 엄격하고 잘 설계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중개 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1월 26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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