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제품명: 타이레놀)이 따돌림, 애인의 이별 통보, 직장으로부터의 해고 등에 의한 '사회적 통증'(social pain)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스트레스 평가·연구실(Laboratory for Stress Assessment and Research)의 조지 슬래비치 박사 연구팀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사회적 고립을 안겨준 사람을 용서하려는 마음과 어울리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5일 보도했다.

일단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무작위로 아세트아미노펜 1,000mg 또는 칼륨정 400mg을 3주 동안 먹게 하거나 아무 약도 주지 않고 매일 설문조사를 통해 관용하는 마음(forgiveness)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했다.

설문조사는 이를테면 "저 사람이 내게 행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으면 좋겠다"와 같은 말에 얼마나 강하게 마음이 끌리는지 아니면 동의하지 않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세트아미노펜이 용서하려는 마음과 어울리면 사회적 거부에 의한 사회적 통증이 크게 진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왜일까?

사회적 통증과 신체의 통증은 뇌와 신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과정을 일부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특정 뇌 신경회로를 통해 이루어지는 통증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 통증을 완화하고 용서하는 마음은 사회적 거부와 배제를 당한 뒤에 오는 스트레스와 분노를 진정시키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회적 거부가 신체적 통증을 유발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신체적 통증이 중요한 사회적 관계가 위협받거나 상실된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손상된 관계를 다시 소생시키거나 다른 관계를 새로 만들어 스스로의 안전과 생존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행동의학학회(Society of Behavioral Medicine) 학술지 '행동의학 회보'(Annals of Behavior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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