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 전면적 전략 수정 필요 주장

최근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가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방역이 실패했다며 전면적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2월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29번, 30번, 31번 환자의 경우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의심된다”면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인 방역이 실패한 만큼 전면적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29번째와 30번째, 31번째 환자가 확인되기 직전까지 확진자 29명 중 중국 또는 제3국에서 감염된 1차 감염자는 11명이었다.

나머지 17명 중 12명이 확진 환자의 지인이나 접촉자에 의한 2차감염이었으며, 나머지 5명은 2차감염자와 접촉한 3차감염이었다.

하지만,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어디에서 감염이 됐는지도 알 수 없는 세 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의협은 “이는 더 이상 오염지역에 대한 여행이나 확진환자와의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눈 앞에 와 있다는 뜻”이라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인 방역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사례정의에 따라 소수의 의심환자를 보건소 및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의료기관으로 안내, 유도해왔던 지금까지의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지금까지 환자를 담당해온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설치 의료기관만으로는 늘어날 검사 대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본격적인 지역사회감염 확산 국면에서 최전선이 될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민관 협의체의 즉각적인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비교적 인력과 장비, 각종 자원의 활용이 용이한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정확한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효율적인 민관협력체계가 마련될 수 있게 즉시 논의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의협은 또, “이미 제안했던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조치를 다시 한 번 검토해달라”며, “후베이성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한 지역도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 여러 곳인 만큼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는 지금이 입국 제한을 통해 위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의 가능성이 있다면 설령 그것이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반드시 상기해봐야 할 시점”이라며,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그것으로 인한 감염증은 지금까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질병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스스로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선 의료기관에서 적극적인 방역이 이뤄 질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감염에 취약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가 주로 내원하는 의료기관의 특성상, 만약 의료인이 확진자에게 노출된다면 이후 내원하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진료를 중단해야 한다”며, “최근 29번째 환자가 경유한 서울의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모든 의료진이 감염의 가능성으로 자가격리 조치돼 진료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의료기관은 소독 및 환기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진료 재개가 가능하지만, 모든 의료진이 자가격리 중이기에 사실상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 보건소에서 명확한 폐쇄와 휴진 명령을 내리지 않고 그저 의료진이 격리대상이라고만 통지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의료인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노력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감염의 징후가 보이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전선에 있는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아낌없는 응원과 행정적 지원”이라며,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감염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명한 지침과 대안을 제시하고 현장의 의료인들이 걱정 없이 안심하고 환자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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