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이 난소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Bristol) 대학 의대의 리처드 마틴 임상역학 교수 연구팀은 스타틴이 작용하는 표적 효소인 HMG-CoA 레둑타제를 억제하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은 난소암 위험이 40%나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이 효소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low-density lipoprotein) 생산을 촉진하는 단백질로 스타틴은 이 단백질을 억제해 LDL을 감소시킨다. 그래서 스타틴의 공식 명칭이 'HMG-CoA 레둑타제 억제제'이다.

그런데 바로 이 효소를 억제하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이 난소암 발생률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은 스타틴이 난소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난소암 환자 2만2천406명이 포함된 20세 이상 여성 6만3천347명을 대상으로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을 이용, 질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멘델 무작위 분석법'이란 특정 질병의 환경적 위험인자들과 그와 관계가 있는 유전자 변이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연구 방법이다.

그 결과 HMG-CoA 레둑타제를 억제하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은 다른 여성에 비해 난소암 발생률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여성 중에서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BRCA1/2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 3만1천448명도 살펴봤다. 이 중 3천887명이 난소암 환자였다.

이 변이유전자를 HMG-CoA 레둑타제를 억제하는 변이유전자와 함께 지니고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난소암 위험이 30% 낮았다.

이 연구는 직접적인 스타틴 복용과 난소암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 아니고 스타틴이 표적으로 하는 단백질과 이 단백질을 억제하는 변이유전자 사이의 연관성만을 살펴본 것이기 때문에 이 결과만으로는 난소암 위험이 낮아진 정확한 메커니즘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결과는 값싼 약인 스타틴을 난소암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약으로 용도변경(repurpose)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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