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사용내역 투명 공개 촉구…응시료 인하 위한 준비와 대응 시작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기 위해 전공의가 내야 하는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시험 응시료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는 제63차 전문의자격시험 지원 접수가 마감된 지난해 11월부터 터무니없이 비싼 응시료에 대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접수, 이들을 대상으로 응시 비용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와 대전협 자체 조사에 따르면, 3년차 또는 4년차 전공의가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26개 전문과목 학회에 내야 하는 비용은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235만 원으로 평균 95만 9,231원에 이른다. 이 금액에는 시험 응시료 이외에 평생 회비나 정회원 가입비, 원서비 등도 포함돼 있다.

사실상 전공의들이 전문의가 된 이후에 내야 하는 평생 회비 등을 강제로 선납하고 있는 셈이며, 이 외에도 대한의학회에 응시 수수료 명목으로 25만 원을 별도로 내게 돼 있다.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른 3, 4년차 전공의 대다수가 응시 비용이 과도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설문 조사 결과, 3, 4년차 전공의 679명 중 90.87%가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 비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들은 적절한 응시 비용으로 최소 5만 원, 최대 150만 원이라고 답해, 실제 비용과 차이가 컸다.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 비용이 전공의가 예상하는 적정 액수보다 최소 20만 원에서 최대 170만 원까지 많았다.

A 전공의는 “평생 회비, 연회비 등은 선택의 자유를 주고 내도록 해야 하는데 시험 응시료에 일괄 포함해두고 안 내면 시험도 못 치게 하는 건 불합리하다. 어쨌거나 시험은 쳐야 하니 내려고 각각의 비용에 대해 자세히 물어도 학회 측은 잘 모르고 내지 않으면 시험을 못 친다고만 안내해서 황당했다”면서, “적어도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합당하게 필요한 비용이라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B 전공의는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내고 시험을 봐야 하는 것은 주최 측의 갑질인 것 같다. 접수비, 응시료, 원서 구매비 등 명목만 달리해 중복된 비용 납부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 전공의 역시 “합격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내가 본 시험지를 가질 수도 없는데도 철저하게 을의 위치에서 낼 수밖에 없는 비용을 요구받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 20만 원이 올랐는데 그 까닭 또한 알 수 없다”면서, “올해 고사장 환경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응시자보다 배치된 책걸상 세트가 부족해 시험 시작 10여 분 전까지 수십 분을 서서 기다리는 응시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강제적으로 평생 회비를 선납하게 하는 곳과 아닌 곳이 있지만, 학회에서 강요하지 않더라도 내지 않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D 전공의는 “학회 평생 회비의 경우 과마다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평생 회비 납부가 시험 자격요건에서 필수가 아닐 수 있어도 누가 내고 누가 안 냈는지 다 알 수 있어서 압박이 있다”고 토로했다.

고액의 금액을 한 번에 지불해야 하는데도 카드결제나 현금영수증도 지원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E 전공의는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한 번에, 그것도 계좌이체로 내게 한다. 카드결제도 안 되고, 현금영수증 발행도 안 된다. 이렇게 현금을 입금하는 방식에 대한 해명도 있어야 한다”면서, “말 그대로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에 필요한 비용으로 다시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보건복지부에 응시료 인하에 대한 민원을 낼 계획이다.

박지현 회장은 “시험 응시료의 사용내역이 공개돼야 그 액수를 납득할 수 있을 것이며, 공개하지 못할 정도의 폭리라면 당연히 인하해야 할 것”이라며, “의학회가 가르쳐온 제자들은 최저시급을 받고 일하는데, 어느 과는 한 달 월급의 반을 가로채 간다. 학회가 선배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원서 장사가 아닌, 신규 전문의 배출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길 바란다. 대전협은 응시료 인하를 위한 준비와 대응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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