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생존경로'별로 달라지는 치료제 개발, 기업별 전략 '현미경 분석'

코로나19 확산으로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언제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올까?"라는 신약연구개발동향을 통해 바이러스 생존 경로별 개발전략을 소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전략은 바이러스 생존 경로별로 ▷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효소에 작용하여 그 합성과 복제를 저해하는 치료제와 ▷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단계를 방해하는 치료제 ▷ 숙주의 선천면역을 회복시키는 약물로 구분된다.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기전

현재 이미 승인되었거나 임상연구를 진행했던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들 파이프라인 중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 치료제로 승인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제품으로는 렘데시비르로, 원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되어 2018년 임상2상을 진행한 결과 항체 치료제 대비 효능이 높지 않아 개발이 중단됐던 물질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과 80% 의 염기서열 유사성이 있는 SARS-CoV의 단백질 구조를 활용한 계산화학적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RdRp, TMPRSS2에 동시에 결합해서 바이러스 자기복제를 억제하거나 바이러스의 인체내 침입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dRp를 타겟하는 다른 약물인 Favipiravir(아비간)은 중국 과기부 관리의 발표에 따르면 340명의 환자가 참여한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중 비투약군에서는 양성에서 음성으로 회복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11일인데 반해서 투약군에서는 평균 4일만에 회복되었다. 폐의 건강상태를 엑스선으로 확인한 결과 비투약군에서 폐 상태 호전도가 61%에 그친 반면에 favipiravir를 투약받은 환자에서는 91%가 호전되었다. 하지만 favipiravir를 중증환자에 투약할 경우에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보도됐다.

Protease를 타겟하는 칼레트라 연구결과 역시 발표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된 199명의 중증환자를 표준치료군 100명, 칼레트라 투여군 99명으로 나누어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표준치료는 항생제투여, 산소호흡기 등을 사용했다. 하지만 표준치료군과 칼레트라 투여군 사이에 임상적 개선을 보이는 시간이나 치사율의 차이는 없었다. 계산화학적 Docking 모델에 따르면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서 중요한 타겟인 3CLpro, PLpro, RdRp에 모두 결합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클로로퀸의 정확한 작용기전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1935년에 승인됐다. 클로로퀸은 Azithromycin와 병용투여시 좀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동시에 눈과 신장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보고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코로나 19바이러스를 in vitro에서 실험하여 클로로퀸과 렘데시비르, 그리고 파비피라비르의 EC50(바이러스 증식을 50% 억제하는 농도)를 측정한 결과가 발표됐다. 렘데시비르에서 EC50은 0.77μM, 클로로퀸에서 EC50은 1.13μM, 파비피라비르 EC50는 61.88μM로 측정됐다. EC50 값이 작을수록 약효가 우수하다.

바이러스의 세포내 진입을 막는 기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절적 유행병으로 변할 경우 백신이나 항체 치료제 개발전략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항체나 백신을 통해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비임상 단계를 포함 전체 임상연구 기간이 아무리 빨라도 최소 1년 이상은 소요될 수밖에 없다.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 또는 그 일부인 subunit을 단백질 또는 이를 생성할 수 있는 핵산의 형태로 인체에 주입하여 면역체계가 항체를 생성하도록 하는 예방 및 치료법이다. 그 방법으로는 DNA, RNA, 단백질 subunit 또는 live attenuated 백신 등이 있다. 단백질 백신은 중화 항체보다는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제형을 개발하는데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 단계에서 신속하게 만들 수 있는 RNA 백신이 Moderna와 CureVac을 통해서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바이오 치료제인 항체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의 Spike나 그 수용체인 ACE2를 타겟하고, RNA 치료제의 경우는 바이러스 지놈을 타겟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타겟을 공략하는 치료제 개발전략은 Repurposing을 할 수 있는 특이적인 약물이 제한되어 있어 개발 후 임상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 1년 이상 예상된다.

면역회피 기전 및 면역조절

바이러스 복제과정에서의 면역회피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의 조절은 중요하다. 항바이러스제로 면역증강을 꾀하거나 중증환자에서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피하기 위해 면역억제가 필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중 임상진행중인 약물을 보면 면역조절제인 인터페론 알파와 관절염에서 허가된 면역억제제/항염제인 IL-6에 대한 mAb인 Actemra (Tocilizumab)도 있다. Actemra는 중국에서 이미 코로나 19 치료제로 승인됐다. Genentech은 Actemra로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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