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복지정책연구원, 심도있는 평가위해 발간

2000년 국내 의료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의약분업과 건강보험통합에 대한 평가를 다룬 책이 발간됐다.

건강복지정책연구원(원장 이규식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건강보험통합 평가와 개혁방안’, ‘의약분업의 역사와 평가’등 2권을 동시에 펴냈다.

이 책 서두에서 연구원은 ‘우리나라 의료정책 및 건강보험 정책 중에서 커다란 획을 그었던 의약분업과 건강보험통합이 이루어진지 10년이 경과했음에도 그 동안 단편적인 평가는 있었으나 정책 추진 당시 제시된 정책 목표나 기대효과의 성취 여부 등을 감안한 종합적인 평가가 없었던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그 동안에 미루어왔던 때 묵은 숙제를 마치는 의미’라고 밝혔다.

‘건강보험 통합 평가와 개혁방향’에서는 건강보험 통합 이후 당시 정책 목표로 제시되었던, △소득재분배 △지역가입자 보험료 인하 △관리운영 효율화 △국고지원 최소화 △급여확대 등에 대해 허구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즉, 소득재분배는 당초부터 달성할 수도 없고 평가도 곤란한 목표였으며, 지역가입자 보험료 인하, 국고지원 최소화, 급여확대는 구호로만 끝났다고 했다.

또 관리운영비 절감 측면에서는 미미한 효율화를 보였으나, 건강보험 급여관리에 실패함으로써 급여비 증가가 급속해 관리의 미미한 효율화는 무의미해졌고, 이제는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고 총체적 실패라고 결론짓고 있다.

그 이유는 실증적으로 접근해야 할 정책을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접근하였기 때문으로 분석했지만 조합주의로 회귀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보험료 부과체계만 일원화시킨다면, 재정통합은 새로운 개혁을 위한 토대가 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인정하고 있다.

통합건보의 개혁방향으로는 △보험료 부과체계의 단일화와 새로운 재원조달원의 추가 △급여의 포괄성과 최소수준의 보장원칙에 따른 급여구조의 개혁 △공단지사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한 급여관리 △치료위주에서 건강관리 및 증진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의약분업의 역사와 평가’에서는 의약분업 추진 당시 정책 목표로 제시되었던 △의약품 오남용 방지 △ 약제비 절감 △국민의 알 권리 및 의약서비스 향상 △제약산업 및 유통구조 정상화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임의조제 외에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역시 정책 실패를 가져왔다고 총평을 했다.

이 책에서는 건보통합과 달리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부록으로 의약분업 추진 과정에서 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혈세 낭비 사례(삼성 SDS에 360억 손해 배상) 등 당시 의약분업 정책 설계가 매우 준비 없이 진행되었음을 이해하게 하는 읽을거리를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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