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276곳 작년 원외처방 분석, 전년비 8.51% 성장
한미, 처방액 국내 첫 연 9천억 돌파…100억 이상 품목 20개
종근당·대웅·유한·HK이노엔·대원·JW중외 ‘고공성장’도 주목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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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제약사들의 작년 ‘막판 스퍼트’가 매서웠다. 지난해 원외 처방실적이 지난 12월 한 달간에만 사상 최대치인 1조6,895억 원을 돌파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다. 지난해 전체 원외 처방액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19조3,098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은 국내 업계 처음으로 연간 9,000억 원을 넘어서는 처방실적을 달성했다. 또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기록한 국내 제약사 중에는 JW중외제약이 2022년과 비교해 가장 큰 폭의 상승세(18.91% 성장)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메디코파마뉴스>가 국내 제약기업 276개사의 지난해 유비스트 원외 처방액을 분석한 결과, 19조3,09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2년 17조7,958억 원 대비 평균 8.51% 성장한 수치다.

특히 국내 제약기업들은 작년 11월 1조6,813억 원의 원외 처방액을 올리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에도 1조6,895억 원을 달성하면서 최고치를 또 한번 경신했다. 연말 막판 도약을 통해 역대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연간 원외 처방액이 2,000억 원 이상인 국내 매출 상위 제약사들의 실적을 보면, 한미약품(원외처방액 9,295억 원, 전년比 9.99%↑), 종근당(7,138억 원, 10.5%↑), 대웅제약(5,761억 원, 13.49%↑), 유한양행(5,031억 원, 9.2%↑) 등이 5,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면서도 9% 이상의 외형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HK이노엔(4,935억 원, 10.21%↑), 대웅바이오(4,213억 원, 18.87%↑), 대원제약(4,104억 원, 13.36%↑), 제일약품(3,312억 원, 4.29%↑), 보령(3,235억 원, 10.73%↑), JW중외제약(2,862억 원, 18.91%↑), 유나이티드제약(2,440억 원, 9.89%↑), 안국약품(2,255억 원, 17.85%↑), 삼진제약(2,236억 원, 5.35%↑), 한림제약(2,234억 원, 13.21%↑), SK케미칼(2,213억 원, 7.13%↑), LG화학(2,015억 원, 0.43%↑) 등도 처방 증가세가 나타났다.

처방액 연 500억 원 이상 중견 제약사 중에는 동구바이오(1,922억 원, 22.53%↑), 아주약품(1,422억 원, 48.77%↑), 팜젠사이언스(1,409억 원, 20.55%↑), 테라젠이텍스(1,173억 원, 41.55%↑), 삼아제약(1,027억 원, 32.71%↑), 코오롱제약(938억 원, 30.39%↑), 대우제약(886억 원, 28.53%↑), 건일제약(840억 원, 20.36%↑), 진양제약(826억 원, 36.44%↑), 위더스제약(729억 원, 30.34%↑), 옵투스제약(630억 원, 27.08%↑), 일성신약(562억 원, 29.67%↑) 등이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셀트리온제약(3,551억 원, 1.5%↓), 동아에스티(2,949억 원, 0.19%↓), 휴텍스(2,930억 원, 1.21%↓), 일동제약(2,159억 원, 0.88%↓), 한독(1,855억 원, 2.53%↓), 경동제약(1,422억 원, 0.86%↓), 신풍제약(991억 원, 1.84%↓) 등은 전년보다 마이너스 성장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 제약사, ‘원외 처방 실적↑=내수 시장 수익성↑’ 재입증

주목되는 점은 전문약의 원외 처방실적에 따라 영업실적에 따른 수익성도 성적표가 엇갈렸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원외 처방실적 성장이 뛰어났던 한미약품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만 39.6% 늘어난 2,207억 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처방 증가세가 높았던 종근당(전년比 영업이익증가율 124.4%↑), 대웅제약(28%↑), 유한양행(57.6%↑), HK이노엔(25.5%↑), 제일약품(흑자전환), 보령(20.6%↑), JW중외제약(58.2%↑)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원외 처방실적이 정체하거나 부진했던 곳들에서는 영업이익의 부진이 나타났다.

실제로 셀트리온제약(전년比 영업이익증가율 5.5%↓), 동아에스티(32.9%↓), 일동제약(적자지속), 한독(55.8%↓), 경동제약(적자전환), 신풍제약(적자지속) 등은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제약사들이 내수 시장에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원외 처방실적이 무엇보다도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는 배경이다.

≫ 한미약품 원외처방, 연간 9천억 원 '돌파'…올해 1조 '눈 앞'

주요 제약사별로 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원외 처방 규모가 전년보다 9.99% 성장한 9,295억 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초로 9,000억 원 고지를 넘었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1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12월 처방 성적표는 858억 원을 기록, 월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회사의 개량신약 및 복합신약이 내수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미약품은 6년 연속 연간 원외 처방 1위를 기록하며 내수 시장을 리드했다. 실제 이 회사는 2018년 5,981억 원의 원외 처방으로 1위를 기록한 이후 2019년 6,591억 원(10.2%↑), 2020년 6,962억 원(5.6%↑), 2021년 7,664억 원(10.1%↑), 2022년 8,451억 원(10.3%↑), 2023년 9,295억 원(10%↑)을 달성하면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

또 지난해 연간누적 1,788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한미의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판매량이 전년보다 19.3%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로수젯은 국내 제약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단일 복합신약으로는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의약품으로도 조사됐다.

이 외에도 한미는 100억 원 이상의 원외 처방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품목에 19종을 올리며 전체적으로 20종의 품목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고혈압약 ‘아모잘탄’(원외처방액 892억 원),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616억 원), 발기부전 치료제 ‘팔팔’(425억 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405억 원),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플러스’(309억 원) 등이 300억 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내수 성장에 기여했다.

특히 아모잘탄의 경우 패밀리에 속하는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큐(이상지질혈증 포함), 아모잘탄엑스큐(이상지질혈증 포함)의 처방 매출까지 합산할 경우 총 1,419억 원의 실적을 기록, 한미약품은 1천억 원 규모의 제품을 2품목이나 보유하게 됐다.

≫ 종근당 ‘글리아티린’ 대웅제약 ‘펙수클루’ 유한양행 ‘렉라자’, 성장 견인

종근당은 지난해 연간 처방실적이 전년보다 10.5% 성장한 7,138억 원을 기록했다. 비교적 호실적을 거두면서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한 것이다.

주요 품목 중에서는 뇌혈관개선제 ‘글리아티린’ 1,118억 원(전년比 11%↑)을 필두로 골관절염치료제 ‘이모튼’(596억 원, 10%↑), 고혈압약 ‘텔미누보’(541억 원, 5.2%↑),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피로우’(411억 원, 13.4%↑), 고혈압치료제(베타차단제) ‘딜라트렌’(409억 원, 3.75%↑), 항혈전제 ‘프리그렐’(187억 원, 52.4%), 면역억제제 ‘타크로벨’(158억 원, 22.5%↑), 독감치료제 타미플루(150억 원, 138.2%↑), 면역억제제 ‘마이랩트’(103억 원, 26.3%↑) 등이 회사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웅제약은 원외 처방 5,0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대형제약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원외 처방액은 전년보다 13.49% 성장한 5,761억 원을 달성했다.

실제로 회사는 국산 신약 ‘펙수클루’가 포진한 전문의약품(ETC)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결산실적에서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3개 항목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이 기간 영업이익의 경우 1,226억 원에 달했다. 이 회사의 주요 품목 가운데 간장 해독제 ‘우루사’(578억 원, 9.9%↑),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535억 원, 315.5%↑),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크레젯’(354억 원, 25%↑), 진해거담제 ‘엘도스’(209억 원, 40.6%↑)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간 처방실적으로 전년보다 9.2% 성장한 5,031억 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심혈관계 복합제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월 매출이 균형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이후 원외처방액은 400억 원대 선을 넘어선 이후 이를 꾸준히 유지하다 12월에는 462억 원을 기록해 월간 최대 성적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폐암 신약 ‘렉라자’의 처방실적 급증이 주효했다. 이 약이 지난해 43.2% 늘어난 250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매출 확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유한양행은 주요 품목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가 14.8%의 고공 성장 속에 778억 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으며 기침·가래·감기약 ‘코푸’(349억 원, 28.2%↑),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바미브’(112억 원, 24.3%↑), 당뇨약 ‘메트포르민’(126억 원, 16.3%↑)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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