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외진단기기사 10곳 중 6곳 작년 영업손실 전환
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 등 대표 진단기기사 수익성 악화
바디텍메드 나홀로 ‘선방’…반려동물 진단 신사업 낙점
해외진출부터 당뇨·면역 등 진단사업 확대…돌파구 ‘모색’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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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민지 기자] 진단 업체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체외진단기기 기업들이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으면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이에 진단 업체들은 만성질환 등 비 코로나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21일 <메디코파마뉴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국내 체외진단기기 기업 10곳의 지난해 잠정 실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곳 중 9곳에서 매출액이 급감하고 상당수 업체가 영업이익이 손실로 돌아서면서 적자 발생이 드러났다.

매출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휴마시스였다. 2022년 기준 4,713억 원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138억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1년 새 판매량이 97% 쪼그라든 것이다.

앞서 조 단위의 매출을 올렸던 업체들도 매출액이 급감했다. 2022년 2조9,32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6,20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9% 하락한 규모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2020년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한 후 2021년 2조9,300억 원, 2022년 2조9,320억 원을 기록하며 외형이 확대했다. 하지만 2022년 말부터 실적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익성 역시 악화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2022년 4분기 1,14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엑세스바이오 역시 2022년 1조339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66% 줄어든 3,4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수젠텍(2023년 매출액 71억 원, 전년 대비 증감률 93%↓), 지노믹트리(34억 원, 89%↓), 씨젠(37억 원, 57%↓), 랩지노믹스(734억 원, 49%↓), 진매트릭스(98억 원, 12%↓), 파미셀(562억 원, 7%↓) 등도 매출액이 감소했다.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수익성도 악화했다. 집계 대상 10곳 중 6곳이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영업에서 적자 전환한 곳은 휴마시스(지난해 영업손실 482억 원), 수젠텍(228억 원), 지노믹트리(173억 원), 에스디바이오센서(2,481억 원), 씨젠(301억 원), 랩지노믹스(22억 원)였다. 진매트릭스는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특수로 호실적을 누렸지만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코로나 진단 기기의 매출이 감소,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진단 기업들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거나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 글로벌 유통망 확장 노리는 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 기술 공유사업 ‘눈독’

▲ 에스디바이오센서 전경
▲ 에스디바이오센서 전경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2022년 7월 미국 체외 진단기기 업체인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 원에 인수한 바 있다. 회사는 메리디언을 통해 현지 생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 가속화 등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에는 파나마 소재 체외진단 유통사 미래로도 인수했다. 이 회사는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브라질, 파나마,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에 법인을 두고 있다.

여기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만성질환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신체 부위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확인하는 웨어러블 연속혈당 측정기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올해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씨젠 CI
▲ 씨젠 CI

씨젠은 최근 소프트웨어 기획 전문회사 브렉스(Brex)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앞서 씨젠은 시약자동개발시스템(SGDDS), 질병통계프로그램(SG-STATS)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하며 바이오 분야 기술에 IT기술을 접목해왔다. 이번 브렉스 인수로 씨젠은 기술공유사업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 공유사업은 씨젠의 중장기 사업전략이다. 이 사업은 씨젠의 파트너 기업과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 회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파트너사가 현지 인허가와 내수를 맡고 씨젠은 글로벌 시장에 이들 제품을 유통, 판매해 글로벌 분자진단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 바디텍메드, 면역진단 사업 분야 확대…‘나 홀로’ 성장

바디텍메드 전경
▲ 바디텍메드 전경

바디텍메드는 반려동물 진단 사업, 브라질 약국 체인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바디텍메드는 현재 미국, 유럽, 중남미를 포함한 글로벌 50개국 진출을 위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한 대형 반려동물 진단업체와 장비·키트 OEM 공급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바디텍메드는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브라질 현지 최대 약국 체인 그룹인 RD사를 통해진단 장비 보급을 시작했다. 작년 기준 700여 개 약국에 이 회사의 장비 보급을 완료했으며, 올해는 1,000개 이상의 약국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바디텍메드는 지난해 유일하게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확대된 곳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352억 원과 286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14%, 16% 증가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면역진단 분야를 확장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022년 기준 이 회사는 전체 매출액의 83%를,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96%를 면역진단카트리지와 면역진단기기에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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