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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로]불합리한 약가제도 손질해야
이익구조 호전없이 제2의 한미약품 성과 기대 어려워
2015년 11월 09일 11:44:37 김세진 기자 vivak@paran.com
   
    김세진 편집국장

한미약품이 잇달아 다국적 제약사와 수 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기술수출을 성공한 '사건'을 두고 새삼스럽게 제약산업 가치가 조명되고 있다.

국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대표적인 분야로 꼽히는 생명공학분야에서 그것도 척박하고 짧은 국내 제약산업 역사를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를 올린 것은 분명하다. 연일 경제계는 물론 복지부 등 정부도 '장한 일'을 한 한미약품에 박수를 보내면서 그동안 노고를 치하하는 분위기이다.

제약업계는 활발하게 진행중인 해외임상 과제들이 마무리되고 공을 들이고 있는 글로벌시장 진출 작업이 좀더 가시화되면 한미약품 성과에 못지않은 결과물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 성과로 인해 제약산업에 대한 조명은 어느 때 보다 뜨겁다. 긍정적인 성과 못지않게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제약업계에서 볼 때 기업이윤과 직결되는 것은 약가문제이다. 일반 공산품과 달리 가격이 시장원리에 작동하지 않고 보험의약품은 약가협상이란 과정을 거쳐 결정되기 때문에 제약사 마다 약가와 관련해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문제점 제기에도 불구하고 당장 내년 3월부터 적용될 1700억원 규모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와 관련한 제약업계 불편함부터 살펴야 한다.

제약업계는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시킬 수 있는지 여부와 상한금액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제약사들은 R&D투자 포기를 비롯해 긴축경영,고용축소,제품 생산 포기 등 자구책을 모색할 것인데 과연 정부는 이와 관련한 대책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요양기관의 보험의약품 저가구매를 위한 할인공급 압박은 지속될 것이며 저가 할인공급에 따른 약가인하 조치가 언제든 뒤따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약업계는 합리적인 시장 가격이 결정되고 이를 통해 제약사 연구개발 성과가 보상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의약품 가격 제도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약가산정제도는 저가 구매 및 저가 처방에 대한 유인을 제공하지 못하고 행정적 약가 인하 등 직접적인 통제 방식으로 약가가 결정되는 방식을 운용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건강보험재정이 절감되고 환자 약값 부담 경감 등 명확한 혜택은 있지만 실제 시장거래가격이나 사용량을 정확히 반영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늘 제약업계로부터 불만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어렵게 탄생시킨 신약에 대한 충분한 가치 평가가 불가능하며 이원화된 약가결정기구 체계로 많은 약가 관련 규제가 난립하고 약가가 중복·과다 인하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신약 보험등재 허가 승인 후 약가가 결정되면 적응증 확대나 수출을 위해 추가로 수행되는 다국가 임상시험 비용 등 새로운 개발원가를 갱신할 절차가 없는 점도 문제점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정형화된 특허만료 전후 약가인하제도로 인해 신약 가격이 대체약 가격보다 낮은 기형적 약가 책정이 가능한 모순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약가 사후관리 차원에서 도입된 사용량-약가 연동제로 인해 개발된 신약이 수출될 경우 인하된 가격으로 수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발생되는 실정이다.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시장 개척이란 과제는 수출을 통해 신약개발 수익성을 제고하려고 해도 다양한 약가 인하기전들로 인해 낮아진 약가가 수입국 참조가격이 되면서 해외진출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호소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상과정에서 국내 약가가 낮은데 이 보다 높은 약값을 달라고 흥정하기 어려운 것은 상식이다. 이같은 일로 해외수출 건이 불발된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한미약품과 같은 성과가 계속 나오기를 기대한다면 국내 제약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현행 약가제도에 대한 검토와 신약개발 촉진을 위한 정책적 개선방향 제시가 필요한 싯점이 됐다고 본다.

일괄 약가인하 등 연이은 약가인하 조치로 제약사 수익구조는 갈 수록 악화되는 추세인데 R&D에 투입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주장은 이제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특히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해외임상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업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이윤추구'와 직결되는 약가문제는 보험재정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시각에서 접근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그렇다고 제약업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하라는 것은 아니다. 한미약품 성과에 박수를 보내는 순간 국내 제약업계의 그늘은 없는지,정부가 나서 도와 줘야 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자는 차원에서 약가제도 문제를 꺼낸 것이다.

성공가능성이 희박한 신약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기 보다 남의 제품을 도입해서 판매하는 것이 훨씬 이익을 내는데 쉬운 일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지 말아야 한다.

약가문제는 한 두해전부터 나온 얘기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형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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