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기업 사업현황

구글 벤처스는 최근 미래 투자 사업으로 생명 과학 및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유전자 검사 업체인 23andMe, 노화속도 감속 DNA 테스트 업체인 Calico 등에 투자한데 이어 미래 정밀의학 시대에 대비, 건강한 성인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건강한 인체’ 기준을 정의하는 ‘베이스라인 스터디’ 등의 유전체 데이터 사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 동안 꾸준히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오다 올해 초 헬스케어 플랫폼인 헬스키트를 출시했고, 아이폰 기반으로 활용되는 의료 연구 플랫폼 리서치키트도 출시한다고 한다. 이렇게 취합한 유전자 정보를 온라인상의 서버 컴퓨터에 저장해 추후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DNA를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이비엠은 인간의 뇌를 닮은 기술로, 많은 데이터 처리를 통해 추론과 학습, 분석을 해 자연어 질의에 대해 정확한 근거를 댈 수 있는 컴퓨팅 기술과 인지컴퓨팅 시스템으로 잘 알려진 왓슨이 암 환자 맞춤형 치료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환자 중심의 치료와 건강 증진을 위한 왓슨 헬스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벤쿠버 BC 암 협회, 듀크 암 연구소 등 10여 곳의 세계적인 암 연구소와 협력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통해 유전체 분석을 수행, 암 환자에게 맞춤 치료의 답안을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 2014년 MD 앤더슨 암센터와 공동 테스트한 결과,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권고할 수 있다”라는 평가 받았다.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 업계의 선두로 나서고 있는 23andMe는 2015년 1월,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테크와 파킨슨 치료 표적을 찾는 연구를 함께 하기로 하고, 같은 달 화이자와 65만 명의 대규모 DNA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합의하는 등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과 공동 연구 수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NIH, 가족에 대한 역사를 찾는 Myheritage 등과도 유전자 정보를 공유하기로 체결하는 등 앞으로 이 회사와 같은 개인 맞춤형 플랫폼 업체도 정밀의학과 함께 동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 질환에 대한 위험도 및 약물에 대한 반응도 여부 등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Pathway Genomics는 현재 애플의 Healthkit, Fitbit, 개인의 GPS 등의 빅데이터를 유전 정보와 연계해 이를 IBM Watson으로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건강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국내 주요기업 현황

1997년에 설립한 마크로젠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의료 기관들과의 네트워크 연구들을 통해 축적한 유전체 분석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개인 유전체 분석을 기반한 맞춤 의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디엔에이링크사는 2000년에 설립, 최근까지 약 4만 여건의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국내 800여 곳의 병원 및 개인 병원들에게 암과 심장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들에 대한 종합형, 맞춤형, 그리고 건강 검진 전용의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인 DNAGPS를 제공하고 있다.

테라젠의 계열사인 이텍스 제약과 2010년 합병된 테라젠이텍스는 바이오 연구소에서는 일반적인 NGS 실험 및 분석을 서비스함과 동시에 게놈 분석결과를 연구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토탈오믹스(TotalOmics), 암 샘플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온코믹스(Oncomics), 유전자 마커를 지표로 암과 그 외 특정 질병에 대한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는 헬로진(HelloGene) 등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국내 정밀의학분야의 사정은 외국과 사못 다르다. 그 동안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관련 산업들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에 비해, 임상 활용 가능한 유전체 분석을 제공하는 일부 기업에 국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해외 업체로부터 장비, 시약 등을 수입해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들어 국내 기업들도 유전체 분석과 바이오마커 분야를 중심으로 정밀 의료시장에 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안이 과제

정밀 또는 맞춤의료를 위해 자발적으로 제공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보험회사들이 환자의 진료기록과 질병유무를 동의 없이 확인 또는 유용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질병기록과 같은 개인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데이터베이스인 만큼 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정보보안 가이드라인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밀의학사전의 개발도 한 과제로 손꼽힌다. 수백 테라바이트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들을 쉽고 간편하게 학계, 연구진,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들 등 관계자들 간에 공유 및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밀의학사전 개발에 미국은 총 2억15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 수집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할당된 예산은 500만 달러나 된다. 이의 개발은 국가헬스정보기술조정관실(ONC-HIT)이 주관하게 된다.

개인정보 보안을 위해 수집된 유전체 정보에서 연락처, 주소,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분리시키는 ‘de-identification 기술’의 적용이 중요한 기술적 관건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국가기술 및 기준연구소(NIST)에서 정밀의학 정보보안 정책 프레임워크를 규정하고 있다. 또 참여자 주도로 진행될 예정인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모든 사회 과학, 의료 분야 및 공공 분야, 그리고 민간 부문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제약회사 및 의료제품 개발자, 과학·사회 및 연구 연합,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 및 여러 분야의 과학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과 우려

정밀의학의 끝이 어디인가에 대해 많은 의학자들이 ‘개인화된 종양백신’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개인의 종양에 나타난 돌연변이를 감안, 각각의 환자에 맞도록 설계된 암치료백신의 효능을 실험하고 있어서 그 시기는 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는 초기 임상시험에서 가능성을 보임에 따라 언젠가 흔한 의약품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정밀의료산업은 아직 성장초기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차원에서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된 기술적, 제도적, 사업적 측면세서 해결해야할 이슈들이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먼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관련연구결과물이 쏟아져 나오고는 있으나 유전자와 질병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는 아직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대상 검사서비스의 경우 아직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도 모르는 유전자 정보들에 대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평가도 있다. 따라서 의학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소비자의 경우 정밀의료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잘못 해석되고 유통되는 정보로 인해 섣부른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임상검사 결과를 올바르게 분석하고 조언할 수 있는 전문가의 부재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아무리 최첨단의 검사키트를 사용한다 할지라도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시행되는 검사는 결과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고 최상의 치료효과 또한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쉽게 보험급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은 정밀의료시장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현재 출시된 맞춤의료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은 대체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고 있다. 일부 특출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비용대비 효과성을 중시하는 보험급여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 사용자인 의사들의 인식 또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의사들의 경우 치료성과 향상이라는측면에서 맞춤의료자체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진료과정이 복잡해지고 수익측면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관련제품 및 서비스의 도입에 있어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해당사자들의 통합적 노력 필요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한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될 수 있겠지만 제도나 운영측면의 문제들은 빠른 시일내에 서로 협력해 풀어나가지 않으면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오래도록 작용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우선적으로 보험급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된다. 혁신성을 지닌 정밀의료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경우는 보험자와 관련 업체가 위험을 분담해 나가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확실한 임상적 효과를 증명할 때까지 수년 동안은 조건부로 일정 부분만 보험을 적용시켜 준다면 혁신적 제품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돕고 보험자 또한 판단의 근거를 구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보험급여 여부는 의료진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매우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차원에서도 긍적적인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의 경우 혁신적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엄청난 투자를 하지만 경쟁제품 등 뒤따르는 여러 위험요소를 분산시키는 차원에서 공동개발이나 공동판매 전략을 통해 수익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단독 보다는 결합된 형태로 제공되는 정밀의료 제품이나 서비스가 유리하다는 특성상 제약・진단・IT・병원・민간보험업체 등 이종산업간 협력을 통한 사업모델이 이미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해당사자 간 다양한 협력관계를 통해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맞춤의료시다는 보다 빨리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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