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탈 아시아급..미국 유럽 제외 지역에서 최고 수준

제네릭 의약품 개발에 주력하던 국내 제약업계가 신약개발로 선회하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대를 모았던 한미약품의 일부 기술계약 해지로 R&D 성과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최근의 기술수출 사례를 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제약/바이오 훈풍이 불어온다' 보고서를 통해 국내 업체의 R&D 능력은 경쟁력이 있으며 기술수출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다국적 제약사는 주력 품목의 특허만료로 저성장 위기에 직면해 있어 활발한 기술도입과 M&A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충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주요 다국적 제약사의 현금 보유액은 평균 7조원 이상으로 파이프라인의 경쟁력만 있다면 기술수출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이 보고서는 '15년 이후 다국적 제약사가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서 기술을 도입하고, 그 규모가 3천억원을 상회한 사례는 총 10건이라고 소개했다. 이 중 6건이 한국 업체와의 계약이라는 점에서 높아진 R&D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과 미쓰비시 다나베의 사례를 포함하면 11건 중 7건이 한국 사례가 된다.

우리나라의 기술수출 사례를 보면 기술력은 ‘탈 아시아급’으로 미국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서 이미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13년 하반기 이후 다수의 계약이 체결되며 국내 R&D 능력이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이전한 사례들을 보면 길리어드, 사노피, 일라이 릴리, 제넨텍 등 유력 글로벌기업으로 이전됐고, 마일스톤 규모, 마일스톤 대비 계약금 규모로 봤을 때 좋은 조건이라는 판단이다.

합성신약, 미투 개발 강점

국내업체의 기술력을 살펴보면 합성신약 분야는 미투(Me too) 신약 개발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투신약은 혁신신약(퍼스트 인 클래스)의 화학구조를 일부 바꿔 출시한 신약이다. 효능은 비숫하지만 투자금액과 개발 리스크, 개발기간을 줄일 수 있고 베스트 인 클래스로 개발될 가능성도 있다. 미투신약은 다국적제약사에게도 중요한 개발전략이며 주요 블록버스터 신약 또한 주로 미투 신약에 해당한다.

보령제약의 카니브,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 동아에스티의 슈가논 등 국내 업체의 미투 신약 개발은 최근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5년 3월 한미약품이 일라이 릴리 대상으로 6.9억 달러라는 큰 규모에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바이오, 케미칼보다 경쟁력 높아

바이오 신약은 케미칼 신약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진단이다.

줄기세포 분야의 경우 한국이 특히 강점을 보이는 부문으로, 전 세계적으로 출시된 6개 품목 중 4품목이 한국 업체에서 개발됐다. 4 품목 모두 FDA나 EMA 허가가 아닌 국내 허가이긴 하나, 국내 식약처의 허가 규정을 통과했고 처방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어 마케팅 자료나 추후 연구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우리나라 줄기세포 분화 및 배양기술을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의 84.8%로 평가했다.

유전자치료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글리베라와 스트림벨리스 두 품목만 유럽 허가를 받은 상황인데 국내 업체의 유전자치료제 개발 속도는 빠른 편이다. 바이로메드는 미국 임상3상, 코오롱 계열사인 티슈진은 임상3상 준비 중이며 두 업체 모두 임상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보툴리눔 톡신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출시된 8품목 중 3품목이 우리나라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이 개발한 것이다. 메디톡스는 오리지널보다 개선된 제품을 개발해 엘러간에 역으로 기술 이전하기도 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과 삼성이 세계 시장을 열어 나가는 중이다.

바이오 베터는 기존 바이오 신약의 투약 회수를 줄이거나 디바이스 개선으로 통증을 줄이는 방식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바이오 베터는 특허를 인정 받고, 오리지널보다 높은 약가가 가능하다. 이 보고서는 바이오 베터 중 한미약품과 제넥신, 펩트론의 지속형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R&D 성과 이어질 것으로 기대

이 보고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글로벌 제약사, 향상된 기술력의 국내 제약사, 높아지는 파이프라인의 희소성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양호한 R&D 성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해야 할 파이프 라인으로 제넥신의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 레고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 오스코텍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SKI-O-703, 큐리언트의 아토피치료제 Q301, 펩트론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YKP3089/수면장애 치료제 SKL-N05 등을 꼽았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