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 동안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해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거나 이로 인해 놀이와 학습에 방해가 되는 아이들은 수면장애를 의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경우 학습장애나 문제행동, 기분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훈 교수・이지원 임상강사, 신경과 주은연 교수 연구팀은 주간과다졸음으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 중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133명을 분석, 이같은 결과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수면과 호흡(Sleep and Breathing)’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들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와 다중입면잠복기검사 등 수면장애를 확인하는 한편 우울감 정도를 함께 살폈다.

주간과다졸음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의 평균 나이는 15.3세로, 주중 기준으로 대개 밤 11시 44분 경 잠이 들어 아침 7시 20분 경에 기상,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30분 정도였다. 주말엔 이보다 다소 길었다.

연구팀은 이처럼 비교적 충분히 수면을 취했음에도 청소년들이 낮 시간에 졸거나 잠에 빠져드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음을 확인했다. 즉, 이들의 주간과다졸음에서 가장 큰 원인은 기면증으로 133명 중 절반이 넘는 78명(58.6%)이 해당됐다.

기면증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중추 신경계의 부분적인 장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뇌에 있는 하이포크레틴이란 단백질이 부족하면 발생한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우울척도조사에 응한 청소년 102명 중 53명(52%)이 우울감을 호소했으며 특히 이들 중 73.6%(39명)는 우울감 정도가 중등도 이상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음을 확인했다.

이지훈 교수는 “아이들이 딱히 수면시간이 부족해 보이지 않는데도 낮 동안 잠을 이기지 못한다면 수면장애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이 때 한창 민감한 시기인 청소년들을 단순히 졸음증상만 보고 치료할 게 아니라 마음건강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