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임상 가능한 나라로 이동..정부 차원 지원 필요

전 세계 의약품 임상시험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간 임상 유치 경쟁은 심화되고 있어 한국도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가 세계 최대 임상시험 레지스트리인 미국국립보건원(NIH)의 ClinicalTrials.gov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전 세계 의약품 임상시험 신규 등록 프로토콜 수가 2017년 상반기 대비 7,019건에서 5,536건으로 2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13.3% 감소하며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임상시험의 감소세는 임상시험의 복잡화 및 R&D 생산성의 저하에 대처하고자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개발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이 참여하는 전체 의약품 임상시험 신규 등록 프로토콜 수와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같은 기간 중 각각 12.9%, 8.1% 감소했다.

특히 제약사 주도 2상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전년대비 6.7% 증가한 반면 제약사 주도 3상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24.5% 대폭 감소했다. 한국에서 빠져나간 3상 임상시험은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의 국가들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은 2017년 ICH 가입 후 글로벌 임상시험 참여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임상시험 유치를 위한 국가 간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가 2018년 상반기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자체 분석한 결과(2018.7.2. 기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3상 임상시험은 117건에서 78건으로 33.3% 감소했고, 이중 국내 임상시험은 11.1%, 다국가 임상시험은 37.4% 감소했다. 반면 전체 2상 임상시험은 35건에서 53건으로 51.4% 증가했고, 이중 국내 임상시험은 8건에서 16건으로 100%, 다국가 임상시험은 27건에서 37건으로 37.0% 증가했다.

임상시험산업본부는 한국에서 2상 임상시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간 3상 임상시험 위주의 국가였던 한국이 신약 개발국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욱 정교함이 요구되는 초기 임상시험 및 2상 임상시험이 수행 가능한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수의 저하와 더불어 더 빠르고 비용 효과적인 임상시험이 가능한 나라로의 임상시험 이동 등은 국제적인 신약개발 전략 변화와 맞물려 한국에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동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은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회사의 수가 국내 미진출 회사를 포함해 꾸준히 늘고 있다. 반대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국내사도 늘고 있다. 정확한 2018년 추이는 연말이 되어야 확인 가능하겠지만, 상반기 결과는 우리나라 산업계 뿐 아니라 환자들의 신약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였다”며 “우리나라도 임상시험 승인시간 예측성 확보 및 단축, 관세면제, 인센티브 등 임상시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임상시험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호주의 경우 20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태평양 최대의 임상시험 국가였으나 2009년부터 한국에 추월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호주 정부는 CTN(Clinical Trial Notification) 제도를 통한 규제부담의 최소화라는 장점에 추가해 최대 43.5%의 임상시험 R&D 비용 세금우대정책, 50여개 이상의 임상시험 네트워크 지원, 세계적 수준의 의료연구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속도, 비용 효율성, 품질 측면에서 우수한 임상시험 수행지로서의 입지를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13위에서 2016년 10위로 뛰어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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