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내과학회, 유방암·폐암·간암 및 췌장암 분야 최신연구 소개

예후 불량한 전이성 유방암에 리보시클립(Ribociclib)·아베마시클립(Abemaciclib) 등 치료 옵션이 확대됐다.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PD-L1 발현률 상관없이 면역 관문 억제제 병용요법이 새로운 표준치료로 제시됐다.

대한종양내과학회(이사장 김태유)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는 21일 제2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항압치료요법 최신 경향을 소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전이성 유방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국소치료가 불가능한 간암 및 췌장암 등 예후가 불량하고 치료옵션이 아예 없거나 제한적이어서 이른바 치료 사각지대였던 분야의 최선 연구결과들이 소개됐다.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은 교수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음성 전이성/재발성 유방암 치료에 ‘리보시클립’과 ‘아베마시클립’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폐경 후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1차요법으로 CDK4/6 억제제인 팔보시클립(Palbociclib)과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 AI)가 병용요법으로 사용됐으나 같은 기전 약제인 리보시클립과 아베마시클립이 최근 임상연구 MONALEESA2, MONARCH3를 통해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경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경 전 유방암 환자가 많은데, 최근 MONALEESA7에서 폐경 전 여성에게 리보시클립을 사용했을 때 폐경 후 여성에게 사용했을 때와 유사한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효과가 있다고 발표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전성 유방암 중 하나인 BRCA 배선돌연변이 양성 전인성 유방암에 대해 최근 올라파립(Olaparib), 탈라조파립(Tazoparib) 등이 잇따라 임상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입증하고 있어 표적치료제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은 PD-L1 발현율 상관없이 면역 관문 억제제 병용요법이 새로운 표준치료로 제시됐다.

폐암은 췌장암 다음으로 생존율이 낮은 암 중 하나였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 등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국내 폐암 환자 중 80%는 비소세포폐암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의학기술 발전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서 기존 세포 독성 항암제 대비 우수한 치료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기에는 면역 세포와 암 세포 간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 면역 관문 억제제가 개발된 것도 큰 몫을 했다.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인공면역 단백질을 체내에 주입해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 약제이다.

현재까지 면역 관문 억제제는 PD-L1 발현율이 높은(TPS≥50%) 환자들을 대상으로만 단독 요법으로 사용됐다. PD-L1이란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 종양에 PD-L1이 있는 환자 대부분은 면역 관문 억제제 사용 시 큰 치료 효과를 경험할 수 있어 면역 관문 억제제의 효과 예측 바이오마커로 불린다.

이와 관련해, 경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원 교수는 면역 관문 억제제와 세포 독성 항암제의 병합 임상연구인 Keynote-189, 407, IMPOWER 150 등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1차 치료 약제로서 면역 관문 억제제와 세포 독성 항암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기존 표준 항암치료인 세포 독성 항암제를 사용한 환자 군과 비교 시 반응률과 전반적인 생존률 지표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향상됐다.

이경원 교수는 “과거에는 Keynote-024 연구를 근거로, PD-L1 고발현 환자만을 대상으로 1차 요법으로서 면역 관문 억제제 단독 요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Keynote-189, 407, IMPOWER 150 등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모든 절제 불가능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PD-L1 발현률과 상관없이 면역 관문 억제제 병용요법이라는 새로운 표준 치료가 제시되었다는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간암 및 췌장암은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치료 방법이 적고 전신 항암화학요법 치료에도 반응을 잘 하지 않아 예후가 나쁜 대표적인 암으로 꼽힌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명아 교수는 최근 간암 및 췌장암 분야에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항암화학요법의 새로운 복합요법으로 표준치료 옵션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간암 및 췌장암에서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을 몇 가지 소개했다.

간암의 경우, 렌바티닙(Lenvatinib)과 소라페닙(Sorafenib)의 비교 임상연구 결과가 올해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를 통해 발표되면서, 국내에서도 색전술, 수술 등의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대해 렌바티닙이 1차 표준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KFDA) 승인을 획득했다.

해당 연구결과에 따르면, 렌바티닙은 소라페닙과 비교해 중앙생존값은 동등한 효과를 보이고, 무진행 생존기간은 더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이로써 그동안 유일한 표준치료로 사용된 소라페닙(Sorafenib) 부작용이 있는 환자도 다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간암 면역항암제의 경우, 니볼루맙(Nivoluimab)이 간암 환자의 2차 치료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은 비교 3상 연구가 완료돼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췌장암은 이미 암이 진행되어 근치적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 시행하는 고식적 요법에서 폴피리녹스(FOLFIRINOX)나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Gemcitabine/Nab-paclitaxel)과 같은 약제가 소개되면서 과거에 비해 생존 기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대한종양내과학회는 학회 창립일인 11월 26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지정하고, 대국민의 항암치료 인지도를 높이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캠페인은 암 환자와 종양내과 의사들이 함께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들을 담은 ‘동행’ 사진전과 ‘제 2회 항암치료의 날: 항암치료 바로 알기’ 환우 대상 행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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