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의 하나로 폐를 오가는 공기의 흐름이 제한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폐기종이 동맥류(aneurysm)의 파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맥류란 동맥의 한 부분이 탄력을 잃고 얇아지면서 풍선같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자동차 타이어처럼 갑자기 파열해 치명적인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브라운 대학 의대의 알리 마타 신경과 전문의 연구팀은 동맥류 파열 환자 4천800여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9일 보도했다.

이 중 433명은 폐기종 환자였다.

전체적으로 폐기종 환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 대동맥류 파열을 겪을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뇌동맥류 파열로 지주막하 출혈(뇌출혈)이 발생할 위험도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음주 등 다른 동맥류 위험요인들을 고려한 결과다.

이는 폐기종과 동맥류가 유사한 기저 병리(underlying pathology)를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분석에서 폐기종과 동맥류의 중등도(severity), 치료, 유병 기간(duration) 등 임상변수들과 상세한 흡연력(smoking history)을 참고하지 못한 점을 연구팀은 인정했다.

특히 흡연은 폐기종과 동맥류를 모두 촉진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이에 대해 애리조나대학 의대 심장흉부외과 전문의 어빙 크론 박사는 폐기종과 동맥류는 공통된 연관성이 매우 많다면서 이 연구결과는 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폐기종과 동맥류의 연관성을 더 연구하는 한편 한 쪽의 해결책이 다른 쪽도 해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맥류는 서서히 진행되며 대개는 증상이 없다.

폐기종은 호흡 때 폐포의 개폐를 조절하는 섬유가 손상돼 폐포가 과잉으로 늘어난 만성 폐 질환이다. 정상인의 폐는 탄력성이 있어 고무풍선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데 폐기종 환자의 폐는 잔뜩 늘어나 있을 뿐 다시 줄어들지 못한다. 주범은 흡연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의 학술지 '뇌졸중'(Stroke) 최신호(3월 19일 자)에 발표됐다.(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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