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비대증 치료제가 전립선암의 조기 진단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영상의학과의 레이트 사카르 교수 연구팀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제품명: 프로스카)와 두타스테리드(아보다트)가 전립선암 진단에 사용되는 전립선 특이 항원((PSA: prostate-specific antigen)의 혈중 수치 상승을 억제,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6일 보도했다.

따라서 나중 전립선암이 진단됐을 때는 상당히 진행돼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PSA 검사에서 혈중 수치가 정상수준 이상으로 높게 나오면 대개는 암인지를 확인하는 조직검사가 시행되고 암이 확인되면 전립선 절제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가 시작된다.

PSA 검사 후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환자 약 8만1천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우선 전립선 비대증약을 복용하는 사람과 복용하지 않는 사람 사이에는 PSA 수치 상승이 처음 나타난 후 전립선암 진단까지 소요된 시간에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전립선 비대증약 복용 그룹은 평균 3.6년, 복용하지 않은 그룹은 1.4년으로 나타났다.

PSA 수치 첫 상승 이후 2년 안에 조직검사를 받은 경우는 전립선 비대증약 복용 그룹이 29%로 복용하지 않은 그룹의 59%에 비해 절반밖에 안 됐다.

조직검사에서 증식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나쁜 고위험 등급의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비율도 전립선 비대증약 복용 그룹이 25%로 복용하지 않은 그룹의 17%보다 훨씬 높았다.

또 진단 시 암세포가 전립선 이외의 다른 조직으로 이미 전이된 경우 역시 전립선 비대증약 복용 그룹이 7%로 복용하지 않은 그룹의 3%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전립선 비대증약은 PSA 수치를 약 50%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전에 발표된 일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결과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가 PSA 수치 상승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처방하는 의사와 환자 모두가 알고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노스웰 헬스(Northwell Health) 비뇨기과학 연구소의 매니시 바이라 박사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가 진행성 전립선암을 유발한다는 뜻이 아니고 단순히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을 방해한다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욕 레녹스 힐 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엘리자베스 카라발러 박사는 전립선 비대증 약을 복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전립선암을 면밀히 감시해야 하며 전립선암 조직검사의 '문턱'(threshold)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5-ARI: 5-alpha-Reductase Inhibitor)로 전립선 비대를 유발하는 5-알파 환원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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