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제넥신 합병 · 캘리포니아대-GSK, 신약발굴 나서

CRISPR 기술, 유전질환 및 암 등 치료제 개발 ‘돌풍’ 기대

 

국내외에서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인수합병과 공동연구 등이 활기를 띠고 있어 기술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3세대 크리스퍼(CRISPR)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툴젠이 바이오기업 제넥신과 합병한다고 발표했고,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GSK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와 협력해 크리스퍼 기술에 특화된 ‘유전체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툴젠은 유전자교정 분야에서 선도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제넥신은 면역항암, 유전자백신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가지고 다수의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시험 및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크리스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전자가위 상용화에는 뒤쳐진 실정이어서 이번 합병으로 면역항암과 유전자백신 기반기술에 유전자교정 기술을 보강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GSK는 향후 5년 간 캘리포니아대학교와 협력해 최첨단 실험실인 ‘유전체 연구소’(LGR)를 설립할 계획이다

크리스퍼 기술의 최초 발명자 중 한 명인 캘리포니아대학교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크리스퍼 스크리닝 기술의 선구자인 조나단 와이즈만 교수가 참여하는 이 연구소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어떻게 질병을 유발하는지 연구하고 크리스퍼를 이용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서 신약 발굴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는 “크리스퍼 기술이 지난 7년 동안 학문적 연구를 변화시켜 왔지만, 크리스퍼를 활용해 새로운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연구를 촉진시키기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미흡했다”며 “LGR은 미래 의약품 개발에 도움이 될 강력한 기술 개발과 창의적인 과학이 융합되는 공간이 될 것이며, 지금까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과학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R은 향후 5년 동안 최대 6천 7백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게 되며 면역학, 종양학, 신경과학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공익 사명에 맞추어 이 연구소에서 개발되는 기술들은 지적재산권 조항에 따라 논문으로 발표되고 다른 학술 및 비영리 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

유전자편집시장 2023년 71.2억달러 전망

유전자편집 기술을 비롯한 바이오분야는 신약 개발 여부만으로도 기업의 성패가 결정될 정도로 R&D 승자가 시장을 선점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히고 있다. 이에따라 기술 개발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과 글로벌 기업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유전자편집 기술은 생명체의 유전체에서 특정 DNA를 삽입, 삭제, 변형 및 치환하는 유전자 변형을 말한다.

최근 주로 이용되는 유전자편집 기술은 ZFNs, TALENs, CRISPR/Cas system 및 메가핵산분해효소 4가지로 기존 1, 2세대 유전자가위보다 정확도와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은 크리스퍼 유전가가위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글로벌 유전자편집 시장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유전자편집 시장은 2018년 36.2억달러(약 4조 860억원)에서 연평균 14.5% 성장해 2023년 71.2억달러(약 8조 37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유전자편집 기술별 시장 규모는 CRISPR/Cas9 기술이 2018년 19.5억 달러로 53.8%를 점유하며 가장 큰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CRISPR/Cas9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편집 시장은 2023년까지 14.7% 성장해 2023년 38.7억 달러를 형성할 전망이다. 전체 유전자편집 시장에서 54.2%를 점유하는 등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세대 유전자편집 기술인 ZFNs을 활용한 유전자편집 시장은 2018년 3.9억 달러에서 연평균 14.3%의 성장률로 성장해 2023년 7.6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2세대 기술인 TALENs을 활용한 유전자편집 시장은 2018년 8.3억 달러에서 연평균 14.4%의 성장률로 성장해 2023년 16.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Meganucleases를 활용한 유전자편집 시장은 2018년 4.5억 달러에서 2023년 8.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역별 유전자편집 시장을 보면, 북아메리카 지역이 44.2% 점유율로 글로벌 유전자편집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RISPR 기술 활용 치료제 임상 중

크리스퍼 기술은 유전질환 및 암 등 치료제 개발에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질환 및 암과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 이외에도 크리스퍼는 치료제 발견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질병 상태에 대한 분자적 수준의 깊은 이해는 현재 충족되지 않은 의학적 니즈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 및 방법의 개발을 가능케 하고 있다. 크리스퍼는 건강 및 질병상태에서 유전자가 작동하는 방식과 관련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 함으로써 생물학적 발견을 가속화할 수 있다.

'글로벌 유전자편집 시장현황 및 전망' 보고서는 미국 Sangamo Therapeutics사가 ZFN 기술을 활용한 HIV, 혈우병 등의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이며, 헌터증후군 환자 대상으로 생체 내 유전자편집 기반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추진해 지난해 9월 임상 초기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다수가 임상시험 중이며, 신약개발 과정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전성·윤리·특허 문제 해결 관건

크리스퍼 기술은 인류의 난제인 질병, 식량, 에너지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나 안전성과 효능의 입증, 사회적 합의 및 법적·윤리적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전자편집 기술, 특히 크리스퍼 기술의 시장성이 높아지면서 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효율성, GMO 규제 적용 여부, 인간배아 연구 등이 국제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국제적인 논란을 야기한 ‘유전자편집 아기’ 탄생 사건은 국제사회의 논의 및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유전자 교정의 원리는 유사하지만 적용대상이 다른 특허를 둘러싸고 글로벌 특허분쟁과 R&D사업 결과물인 특허권의 권리 귀속 문제 등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산업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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