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연구가능 지방 병원 육성.M&A 제도 개선 필요

세계적 바이오 단지인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 비결은 ‘밀집, 투자, 병원협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따라 한국도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클러스터 주변 우수 대학·병원·기업 유치, M&A 제도 개선 등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병원 연구결과의 사업화 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성공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제약·의료 바이오단지인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약 1,000여 개의 기업이 7만4,000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2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의 제약·의료 중심 바이오클러스터는 전국에 7개가 있으며, 198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조성된 보스턴과 달리, 2000년대에 정부 주도로 시작됐다.

< 보스턴 vs 한국 바이오클러스터의 특징 >

 

보스턴

한국

산업주체 밀집

·명문대·다양한 규모의 기업·임상가능 대형병원 밀집

·일부 지방클러스터는 연구중심병원 등 산업생태계 참여자 부족

벤처투자 환경

·벤처캐피탈 등 민간투자 활발

·IPO, M&A 활성화 및 거래규모 大

·자금조달 정부 의존도 높음

·M&A 미약, IPO 거래규모도 열위

병원연구 사업화

·산학연병 협력통한 병원 임상연구결과의 사업화 활발

·병원 내 사업화 전담조직 없어 연구 성과 사업화에 한계

보스턴 클러스터는 대학, 병원을 중심으로 인재와 돈, 기업이 몰려들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바이오생태계로 거듭났다. 하버드와 MIT 등 생명과학분야 명문대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대형병원,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제약사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밀집해있다. 대학은 인재를 공급하고, 병원은 임상연구를 실시하며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모여들며 자생적으로 바이오생태계를 이루었다.

반면, 한국의 클러스터는 주변에 연구중심병원 등 우수한 산업참여자 부족으로 바이오생태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산업에서 병원은 임상시험․중개연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연구중심병원이 10개에 불과하고 수도권에 포진되어 있어, 클러스터 내 연구중심병원을 추가 지정․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경연은 보스턴 클러스터가 세계 최고가 된 것은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활발해 벤처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보스턴클러스터가 위치한 매사추세츠주의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48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IPO․M&A 등 다양한 투자회수 방법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은 벤처기업 자금 조달 시 정부 의존도가 높고, M&A 시장이 미약해 투자회수 방법이 제한적이다. 기업당 IPO와 M&A 금액 규모도 미국의 1~2% 수준에 그쳐,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미국 기업을 상대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보스턴 지역 병원은 기술사업화 전담조직 등을 활용해 연구성과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고 있으며, 대학․기업과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체를 구성하고 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는 병원이 기술사업화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처럼 병원이 연구성과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기에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술사업화를 위해 병원과 대학․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국내 바이오클러스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 가능 지방 병원 육성, M&A 제도 개선, 산병협력단 설치를 제안했다.

우선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연구중심병원을 지방에도 육성해 클러스터와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간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M&A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주회사가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의 지분율 수준을 완화해 M&A를 촉진하고, 벤처기업 인수 시 대기업집단에 편입을 유예해주는 기간을 늘려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기업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보유를 허용해 스타트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병원 연구결과의 적극적인 사업화를 지원하고, 병원과 기업간 협력을 촉진하도록 병원 내 산병협력단 설치를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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