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 및 정부기관 등 신물질 발굴·치료영역 확대 등 R&D '박차'

제약바이오업계와 정부기관들이 코로나19 대응책 마련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를 사태를 계기로 향후 유사 감염병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민·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5개사가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거나 준비중이며 정부기관 4곳도 자체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기존에 독감백신 등 개발 역량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예방백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자체 백신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경우 활발한 국내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국책 과제 공모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GC녹십자가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함께 지원한 이번 정부 개발 과제는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과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이다.

백신개발은 서브유닛 방식이며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 중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대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서브유닛 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활용한 약독화 백신과 달리 단백질을 활용해 안전성이 확보된 백신이다. 백신 효력을 높이기 위해 면역증강제를 함께 사용할 계획이다.

독감백신, 수두백신, B형간염백신 등 다양한 백신 개발을 통해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방백신과 함께 치료제는 확진자의 혈액에서 B세포(항체를 만드는 세포)를 분리해 코로나19의 치료용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이후 재조합기술을 활용해 단일클론항체치료제 개발에 돌입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유전재자조합 기술과 단일클론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플랫폼 기술을 갖추고 있는 만큼 확진자 혈액으로부터 효력이 좋은 항체서열을 확보해 치료제 개발을 서두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 유현아 종합연구소장은 "기존 다양한 백신과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개발을 통한 축적된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효과적인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에 지원했고 신종 바이러스 백신 생산, 공급, 상업화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업무 협의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치료제는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존에 출시했던 의약품가운데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유나이티드제약은 기도의 만성염증 억제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로 중증폐렴 진행 억제 내용으로 임상 1상 돌입 예정이며 개발 후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에 지원했으며 국내 의료기관에서 혈액 공급받아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를 개발 중이다.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내 정부기관과 연구소, 제약사 등이 힘을 결집하는 민관협력 모델도 활성화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방역에 필요한 신속진단제와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최근 8개 연구 과제를 공고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국내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약협회는 백신·치료제 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기술적인 측면이나 허가 등 규제적 차원에서 민·관 협력은 개발 속도를 크게 앞당기고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협회는 이에 더해 유럽 혁신 의약품 이니셔티브(IMI), 미국 국립보건원의 AMP(신약개발 촉진협력) 등 민·관 협력이 활발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 백신·치료제 개발 시기를 앞당기는 동시에 개발 완료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IMI는 유럽연합집행위와 유럽의약품산업협회(EFPIA) 회원사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것으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세계 최대 민관협력 파트너십 사례로 꼽힌다.

학계·산업계·환자단체·규제 및 의료기술평가기관 등이 하나로 뭉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번 코로나19에 대해서도 4500만 유로(약 590억원)를 투자해 치료제·진단제품 등을 개발키로 했다.

또한 감염병 억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 비영리단체인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은 빌게이츠재단 등 비영리재단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 후원을 받으며 세계 각국에서 4개 코로나19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대학, 출연연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R&D 과제에 368억원이 집행되는 등 정부가 지원하고 산업계와 연구기관, 학계가 과제를 수행하는 민관협력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약협회는 그러나 과감한 정부 지원을 비롯, 연구성과가 실제 제품 개발·출시로 이어지는 등 과제 실효성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민관 협력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약협회 원희목 회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백신과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 등 의약주권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제약바이오산업계 연구개발 역량에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는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