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만드는 단백질 '인터루킨-4' 차단 주목

안과질환 중 노인 실명 1위를 차지하는 노인성 황반변성(AMD) 원인이 의외로 면역세포가 만드는 단백질 중 하나인 인터루킨-4(IL-4)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시신경 조직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면서 황반이 손상돼 시야의 중심부를 보는 시력인 중심시(central vision)를 잃는 안과 질환이다.

일본 돗토리(鳥取) 대학 의학부의 안과 전문의 미야자키 다이 교수 연구팀은 습성(wet) 황반변성 환자의 눈 속 체액인 방수(房水, aqueous humor)에 IL-4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있으며 이것이 습성 황반변성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 234명과 백내장 노인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방수의 IL-4 수치를 측정한 결과 황반변성 환자가 대조군보다 IL-4 수치가 높았다고 밝혔다.

원래 IL-4는 염증과 신생 혈관의 형성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황반변성 모델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IL-4 수치가 높아지는 결과를 도출했다.

높은 IL-4 수치가 이로운 것인지 아니면 해로운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연구팀은 이 쥐들의 혈관에 IL-4를 주입했다. 그러자 망막의 신생 혈관들이 더욱더 많이 자라났다.

그러나 IL-4 생성을 차단하는 항체를 쥐들에 주입하자 거꾸로 신생 혈관들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뒤이은 세포 배양 실험에서 IL-4는 혈관 생성을 돕는 골수 줄기세포를 동원, 망막의 신생 혈관들이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질병 방어에 도움이 되어야 할 면역 반응이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새로운 사실은 황반변성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길을 열어 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IL-4가 황반변성을 촉진한다면 IL-4 자체 아니면 그 수용체를 차단하는 것이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건성(dry)과 습성 두 가지 형태가 있으며 건성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습성은 건성보다 진행이 빠르고 황반 밑에 비정상 혈관들이 생성되면서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현재 완치 방법은 없고 항체 주사 또는 레이저 수술로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법이 있을 뿐이며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진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전문지 '이라이프'(eLife) 최신호에 발표됐다.(출처=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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