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지 완제약 규모, 전체 시장의 6% 수준…제조방법 개선시 판매 재개 가능성↑

-의학계, 당뇨병 1차 치료제 선택권 확대 및 급여기준 개선 필요성 제기

정부가 NDMA 성분이 검출된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제제에 대해 제조·판매를 잠정 중단하도록 했지만 실제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시장에서 약 6%에 해당하는 제품만 판매 중지 조치를 받은데다 제조방법 개선 등을 통한 판매 재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는 수십억원대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메트포르민의 국내 유통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모두 수거·검사한 결과, 국내 제조 31품목에서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초과 검출돼 제조·판매 중지와 처방 제한 조치를 내렸다.

현재 국내 메트포르민 성분 의약품의 전체 시장 규모는 약 3,745억원이다. 국내에 허가된 완제의약품은 총 130개사 648품목이며 이 중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품목은 101개사 288품목이다.

이 중 이번에 NDMA가 검출된 31개 품목의 생산·수입실적은 대략 228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의 6.1%에 불과한 수치다. 유통되고 있는 제품 수로 살펴봐도 10개 중 1개(10.8%)에 그치고 있는 만큼 과거 발사르탄이나 라니티딘 제제처럼 제약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당뇨병 치료제로 처방된 메트포르민 성분 완제약 중 판매 중지 품목의 비중을 살펴보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업계의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메트포르민 성분 치료제 전체 처방액은 4,909억원이었는데 판매 중지된 31개 품목의 처방액 비중은 4.5%(222억원)에 불과했다.

판매 중지 품목 중 JW중외제약의 ‘가드메트(94억원)’가 가장 많은 처방실적을 기록했으며 한올바이오파마의 ‘글루코다운오알(80억원)’이 뒤를 이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연매출이 5,113억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인 만큼 가드메트가 빠졌다고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 글루코다운오알이 전체 매출(1,08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제법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처방액이 7억원을 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휴텍스제약 ‘그루리스엠’ 6억8,500만원 ▲한미약품 ‘그리메폴’ 5억5,100만원 ▲한국넬슨 ‘그루타민’ 4억8,600만원 ▲씨엠지 ‘아마딘’ 4억6,500만원 ▲유니메드 ‘유니마릴엠’ 4억6,200만원 ▲신풍 ‘다이비스’ 4억6,000만원 ▲한국글로벌제약 ‘글로엠’ 3억1,300만원 순이었다.

현재 판매 중지 품목을 보유한 기업들은 서둘러 회수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NDMA가 검출된 원인 분석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품들이 빠른 시간 내에 회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해당 제품에 대한 원인 분석 등 제조공정 등을 개선해 품질을 인정받아 다시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메트포르민 사태를 지켜본 의학계는 환자의 당뇨병 1차 치료약제 선택권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가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내분비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메트포르민은 국내 학회나 해외 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에서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차 약제로 권고하는 중요한 약제”라면서 “현재 9가지 계열의 다양한 당뇨병 약제가 있으므로 환자의 특성에 맞게 1차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험급여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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