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사례에도 온라인 유통 판치는 비판텐 연고…제조사 ‘수수방관’

바이엘코리아가 대한약사회와 손잡고 의약품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을 전개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이 회사의 유명 제품인 ‘비판텐’은 여전히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캠페인 전개에 대한 실효성과 기업의 유통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일부 온라인 쇼핑몰이나 특정 커뮤니티에서 일반의약품이 무분별하게 거래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가운데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약이 바로 유명 피부연고 ‘비판텐’이다.

현행법상 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고 구입해야만 한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이뤄지는 공동구매 자체가 불법이란 뜻이다.

하지만 맘카페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비판텐의 온라인 구매글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서 육아 중인 A씨는 온라인으로 구매한 비판텐을 딸이 입은 상처에 발라줬다가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있다.

A씨는 “아기가 모기에 물려 얼굴 부위를 심하게 긁고 피부 트러블이 생겨 관련 약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온라인 경로를 통해 어렵지 않게 비판텐을 구입할 수 있었다”며 “인터넷에서 떠도는 말만 믿고 아기의 피부트러블 부위에 이 약을 발랐더니 지금은 해당 부위가 굳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약국에만 갔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엄마로서 아기에게 느끼는 죄책감이 크다”고 후회했다.

문제는 비판텐을 제조·판매한 바이엘이 의약품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7월 대한약사회와 ‘의약품 안전 사용을 위한 온라인 의약품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해당 캠페인은 의약품 불법 유통 실태 및 올바른 의약품 사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이를 무색하게도 비판텐의 온라인 유통 판매는 성행했다.

실제로 대한약사회가 지난해 9~11월까지 두 달간 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1,259건의 불법 사례 중 비판텐이 해외직구 형태로 43건이 적발됐다. 적발 품목 중 가장 많은 횟수를 보인 것.

이후에도 비판텐의 온라인 유통 판매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비판텐 구매’ 검색만 해도 40곳의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정보가 뜨는 것.

지난 1년 동안 전개한 의약품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바이엘코리아가 무분별한 거래가 있던 말던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해외직구 구매가 문제라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 “일반의약품은 약사의 복약 지도 후 구매해야 하는 게 맞다. 온라인 구매는 불법이라는 인식 전환을 위해 의약품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을 전개했다. 회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제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등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미디어 등을 통해 불법 유통과 올바른 구매법을 알리는 방법 밖에는 없다”며, “기업만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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