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필름 회사 코닥, 약품 제조·원료 생산 등 제약사 ‘변신’
국제·삼성·셀트리온·명문 등 신에너지·엔터테이너로 ‘외도’
약가인하 정책에 新 수익모델 탐색…“기본에 충실해야” 비판도

필름과 아날로그 카메라를 상징하는 기업 ‘코닥’이 제약회사 변신을 선언했다. 이와 반대로 국내 제약기업들은 부업으로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인하 정책 기조에 따라 제네릭의약품 판매 위주인 제약사들이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약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신약 창출 보다는 당장 눈 앞의 이익만 쫓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31일 윌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필름카메라로 유명한 미국의 이스트먼 코닥은 미국 정부로부터 7억 6,500만 달러(약 9,137억원)의 대출을 받아 ‘코닥 파마수티컬즈(제약)’를 출범시켰다.

코닥은 향후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포함한 각종 약품의 원료를 생산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후 약품 원료 생산에 대한 중국과 인도 의존도를 줄이고 싶은 트럼프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이용해 코닥의 변신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제약업계는 신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제약기업이 늘고 있다. 진출 분야 역시 의약품과 밀접한 건강기능식품, 생활건강부터 신재생에너지사업, 호텔, 엔터테인먼트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국제약품은 최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회사는 최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및 전기판매업’을 안건으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공시했다.

국제약품은 안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제약은 호텔 브랜드 하얏트와 손잡고 충북 오송산업단지 내에 바이오 헬스 분야에 특화된 호텔을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대웅제약과 휴온스는 유망 벤처 육성사업인 엑셀러레이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제약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명문제약은 자회사인 명문투자개발을 통해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령제약과 GC녹십자는 공장 유후부지를 매각하거나 개발하는 방식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부동산 개발업에 진출해 고수익을 올린 바 있다.

이 같은 제약기업의 외도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 경기 침체와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 인하 정책 기조에 제네릭의약품 판매 위주인 제약사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수익 창출을 모색해 위기를 타파하겠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장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언제 경기가 회복될지 모른다는 위축감에 제약산업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군에서도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이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연이은 약가 인하 정책과 리베이트, 비대면 영업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 등으로 제약산업의 위축은 가속화 되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느낀 제약사들이 신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입을 확보해 위기를 탈출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약기업들이 당장 눈 앞의 이익만 쫓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는 제네릭의약품에 대해 약가 우대 정책을 폈다. 이는 고가의 약가 책정으로 얻은 수익을 신약 개발에 활용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이를 신약 개발 대신 마케팅 비용에 활용했다”며, “최근 추진 중인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은 결국 정상적인 제네릭 약가를 받게 되는 것인데 이로 인해 위기의식을 느낀 제약사들이 신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제약사들의 신사업 진출은 결국 신약이 없는 상황에서 제네릭의약품에 의존해 벌어진 일”이라며, “당장 눈 앞의 이익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약을 개발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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