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2백억 매수로 시세차익만 4백억…미반영도 5천억 규모
매각 처분도 잇따라…광동제약·제일바이오 수십억 차익 남겨
대웅제약·광동제약·부광약품 500억대 미반영 평가차익 남아

자사주를 사들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상당한 이익을 보게된 것이다.

13일 메디코파마뉴스는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올해 제약바이오기업이 주가 안정을 위해 사들인 자사주 매입 현황을 분석하고 기업별 시가 규모를 살펴봤다.

올해 자사주를 매입한 곳은 18곳에 달했다. 대웅, 부광약품, 동아쏘시오홀딩스, 메디톡스, 엘앤씨바이오, 케어젠 등이 자사주 매입에만 100억 원 내외의 거액을 쏟아부으면서 주주를 향한 기업가치 신뢰 제공에 공을 들인 것.

지난 12일 현재, 제약바이오기업의 자사주 매수 규모는 총 18곳, 약 1,0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소각을 단행한 부광약품을 제외하고도 이들 기업의 평가차액은 취득금액보다 평균 55%, 약 487억 원 정도가 늘어난 수준이었다.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회사 주식 가격이 낮게 평가됐을 때 회사가 자기 돈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지배 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하고 주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통한다. 이후 사들인 주식을 처분하는 방법에는 소각, 매도, 스탁그랜트(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사주를 교부), 메자닌채권(자사주를 교환대상) 등에 활용해 주당 가치를 올리거나 주가가 올랐을 때 팔아서 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주목할 점은 자사주를 회사가 직접 매입해 처분하는 경우, 이사회 결의 등 절차를 통해 매입 후 6개월이 지나면 주식을 팔 수 있는 만큼 평가차액이 커질수록 회사로서는 재무적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평가차액이 고스란히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올해 자사주를 처분한 곳은 대웅제약, 광동제약, 제일바이오로 이들 기업은 자기주식을 처분해 수십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남겼다.

먼저 대웅제약은 대웅에게 44만1,826주를 주당 6만7,900원에 매각해 약 3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장부상 기록되는 자기주식 처분이익만 142억 원이 발생했다. 현재 대웅제약의 자사주 보유량은 82만3,880주(취득금액 292억원)로 평가액은 960억 원에 달한다. 평가차액 역시 668억 원이나 숨어있는 셈이다.

광동제약도 올해 바이넥스에게 150만주를 주당 6,350원에 매각해 약 95억 원의 대금을 받았다. 약 35억 원의 처분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배경이다. 현재 광동제약의 자사주 보유량은 1,134만239주(취득금액 468억원)로 평가액은 1,038억 원이다. 광동제약이 보유한 자사주의 평가차익도 약 570억 원으로 추산된다.

제일바이오는 브룩데일(Brookdale Global Opportunity Fund, Brookdale International Partner, L.P.) 측에 73만주를 주당 8,854원에 처분해 약 65억 원의 대금을 받았다. 자기주식 처분이익은 27억 원에 달했다. 처분 후에도 남은 자사주는 87만936주(취득금액 35억원)로 평가액은 81억 원. 차액을 계산하면 약 46억 원이 남게 된다.

주목할 점은 올해 자사주를 사들인 곳들이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인해 평가차액 재미를 봤다는 점이다.

올해 자사주 매입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은 곳은 대웅제약의 지주사인 대웅으로 조사됐다. 대웅의 경우 지난 3월부터 6월 초까지 자사주로 163만6,049주(취득금액 200억원)를 사들여 지난 12일 기준 평가액이 601억 원에 달했다. 평가차액만 400억 원 규모로 취득 당시보다 2배나 오른 셈이다. 여기에 올해 취득 후 자사주 수량은 1,659만3,414주(취득금액 662억원)로 현재 평가액이 6,1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무려 차액이 5,000억 원 이상 10배가 늘어난 셈이다.

자사주를 매수한 제약사 중 눈에 띄는 기업은 부광약품이다. 회사는 올해 174만937주(약 250억원 규모)를 사들였지만, 주주의 이익 제고를 위해 매수한 주식 전량을 소각했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소각하지 않는 이상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만큼 진정한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소각이 실효성을 높인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로 주주 친화 정책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25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 강행하고도 현재 부광약품이 가지고 있는 자사주 수량은 258만397주로 986억 원 규모라는 점이다. 이 주식의 취득금액(502억원)과 비교하면 484억 원의 평가차액이 발생한다.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물량과 관계해 부광약품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처분 결정 계획은 없다”며 “기업의 가치와 주주의 경영 신뢰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엘앤씨바이오가 자사주 100억 원 규모를 사들여 지난 12일 현재 22억 원의 평가차익을 냈고, 동아쏘시오홀딩스(84억원 매수, 20억원↑), 대원제약(50억원 매수, 18억원↑), 경동제약(14억원매수, 11억원↑), 케어젠(86억원 매수, 11억원↑), 유유제약(8억원 매수, 10억원) 등이 비록 회계 장부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10억 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얻었다.

또 삼일제약(20억원 매수, 9억원↑), 알리코제약(8억원 매수, 6억원↑), 테고사이언스(4억원 매수, 6억원↑), 동성제약(20억원 매수, 5억원↑), 중앙백신(14억원 매수, 4억원↑), 한스바이오메드(8억원 매수, 3억원↑), 디에이치피코리아(20억원 매수, 2억원↑), 메타바이오메드(3억원 매수, 2억원↑), 대봉엘에스(1억원 매수, 1억원↑) 등도 평가차익을 거뒀다.

반면, 메디톡스는 95억 원을 사들였지만 메디톡신주의 판매중지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평가금액이 52억 원에 불과했다. 약 43억 원의 평가차손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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