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917억 불과한 삼성바이오로직스, 1.74조원 들여 신공장 건설
점점 커지는 바이오의약품 비중…신약개발 및 생산 위탁 대세 가능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신공장 건설 소식이 전해지자 CDMO의 성장 잠재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수치보다는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패러다임을 조망해야 CDMO의 미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1조7,400억원을 투입해 생산량 25만6,000리터 규모의 4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최근 발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시설(3공장 18만 리터)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1위 CDMO(Contract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위탁개발생산) 업체임에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매년 8%가 넘는 고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이 회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위탁생산)와 CDO(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 의약품위탁개발) 시장 역시 연 16% 이상 빠르게 외형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신공장 건설을 통해 선제적으로 미래 시장을 대비하고 선점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구상이다.

현재 글로벌 CMO CAPA 순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6만4,000 리터로 1위, 베링거인겔하임(30만 리터/2021년 45만 리터로 증설), 론자(28만 리터)가 바짝 뒤를 쫓고 있다. 하지만 2022년 4공장이 완공되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생산 역량(62만 리터)을 보유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에 사활을 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현재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흐름을 봤을 때 충분히 배팅해 볼 만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CMO, CDO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전망은 밝다. 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2,872억 달러에서 2024년까지 연평균 9.8% 성장해 4,167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바이오 CMO 시장 규모(2019년 119억 달러)도 향후 10년간 연평균 13.4%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5년 253억 달러까지 볼륨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CDMO 사업 특성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를 밝게 보는 배경이다. 자금력을 갖춘 일부 글로벌 빅파마들이 CDMO 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후발주자로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해 도전을 주저할 정도다. 즉 먼저 시장에 진입해 자리를 잡을 경우 선점 효과를 토대로 장기간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시장성이 담보된 신약 승인 감소에 따른 R&D 생산성 저하, 특허 만료 후 제네릭 진입에 따른 약가 인하 등으로 돌파구가 필요한 글로벌 빅파마들이 최근 사업구조 변화와 다운사이징을 추진하는 것도 CDMO 업체에게는 호재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상당수가 생산공정 개발 및 대량 생산을 위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자체 신약개발 및 생산 역량이 부족한 바이오벤처 또한 CDMO 업체와 손을 잡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개발에서부터 대량 생산까지 탄탄한 위탁 사업구조를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 가치가 시장에서 고평가 받는 이유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에만 총 1조6,000억원(6건)의 계약을 따내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의 중심지인 미국 유럽 등의 규제기관으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는 것은 물론 잠재적인 고객사로부터 특화된 기술력을 인정 받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투입하더라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영역이다. 그만큼 진입장벽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글로벌 CDMO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하면 선제적으로 투자한 일부 대형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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